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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성장률 맥주의 7배…'19금' 무알코올 맥주엔 진짜 알코올 없나

중앙일보

입력

서울 시내의 한 마트 무알코올 판매대.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마트 무알코올 판매대. 연합뉴스

무알코올 맥주가 뜨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달 공개한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2019~2024년 전 세계 무알코올 맥주 시장의 예상 연평균 성장률은 23.1%. 맥주 시장의 예상 성장률(3.2%)의 약 7배 수준이다.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00억원(온·오프라인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은 약 4조원에 달하는 맥주 시장의 0.25%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급성장 중이다. 올해 1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2.7%로 일반 맥주를 웃돌았다. 향후 맥주 시장의 2~3% 수준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2017년 출시한 뒤 지난해엔 전년 대비 성장률이 2%였지만, 올해는 5월까지 누적 매출 기준으로 전년보다 약 60% 증가했다. 이런 성장세에 맞춰 출시 3년 만에 패키지 디자인을 리뉴얼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무알코올 맥주인 '하이트제로'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6% 늘었다. ‘칭따오 논알콜릭’이나 ‘카스 제로’(출시 예정) 등 신제품 출시도 잇따르며 업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통신 판매 가능 '언택트' 수혜주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 및 점유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규모 및 점유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 같은 무알코올 맥주의 성장은 건강이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며 주류 시장에서도 더 건강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FIS 측은 분석했다. 회식이 줄고 가볍게 즐기는 음주 트렌드가 자리를 잡은 것도 이런 현상에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주류 규제를 받지 않아 통신 판매도 가능해 무알코올 맥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확산한 언택트 소비 수혜주로 꼽힌다. 최근 일명 '민식이법' 시행 등으로 음주운전 처벌기준이 강화돼 운전자들의 음주에 대한 인식도 강화된 점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에선 본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맥주를 즐겨 마시지만, 업무 및 운전 등 부득이한 상황으로 맥주를 차마 마실 수 없는 맥주 애호가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탄산음료'지만 18세 미만 판매금지

무알코올 맥주는 식품 유형 상 ‘탄산음료’다. 그래서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는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이 아닌 음료 부문이, ’하이트제로‘는 하이트진로가 아닌 하이트진로음료가 각각 제조한다.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지만, 무알코올 맥주는 18세 미만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는 판매할 수 없는 '19금' 제품이다. 현행법(어린이 식생활 안전관리특별법)상 과자나 음료 등 어린이 기호식품은 담배나 술병의 형태로 포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무알코올 맥주는 제품 표기사항에 '성인용 음료' 문구를 기재하고, 19세 이상 성인에게만 판매되는 제품임을 명시하고 있다. 편의점 등 매장에서도 사이다, 주스 등 일반 음료 진열대가 아닌 맥주 등 주류 판매대에 배치한다.

'무알코올'이면 정말 알코올이 없나  

‘무알코올’ 음료가 모두 알코올이 하나도 없는 건 아니다. 현행 주류법상 알코올 함량 1% 미만일 경우엔 '음료'로 구분된다.

무알코올 맥주라고 하더라도 제조공법에 따라 약간의 알코올이 남는 경우가 있다. 제조공법은 크게 발효와 비발효로 나뉜다. 비발효 공법은 일반 맥주의 제조공정에서 발효 단계를 거치지 않은 맥아 엑기스에 홉과 향을 더하는 방법이다. 롯데칠성음료의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와 하이트진로음료의 ‘하이트 제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경우엔 알코올이 전혀 없다.

발효 공법엔 알코올 제거법과 발효 억제법이 있다. 알코올 제거법은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알코올을 임의로 제거하고, 발효 억제법은 발효 과정 중 5~10시간 내 발효를 임의로 중단한다. 발효 공법으로 만든 무알콜 맥주는 일반 맥주와 유사한 맛과 바디감을 느낄 수 있지만, 미량의 알코올이 남는다. '칭다오 논알콜릭'이나 '클라우스탈러' 등이 이런 부류다. 임산부나 운전자 등은 주의해야 한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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