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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손에 로프 감고 휩쓸려간 80대...日 '규슈 폭우' 57명 숨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에서 한 주민이 홍수로 떠밀려온 잔해를 정리하던 도중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에서 한 주민이 홍수로 떠밀려온 잔해를 정리하던 도중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규슈 지방에 내린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57명으로 늘었다. 7일 일본 NHK 방송은 일본 남부 지방에서 발생한 홍수·산사태 등으로 지금까지 57명이 숨지고 2명은 심폐 정지 상태에 있다고 보도했다. 실종자는 12명에 달한다.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구마모토(熊本)현에서 물에 잠긴 차 안에서 80대 노부부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끝내 숨졌다. 또 실종된 주민 2명이 인근 바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시즈오카(静岡県)현에서는 지난 6일 정전 복구 작업을 하던 인부가 쓰러진 나무에 맞아 숨졌다. 가고시마(鹿兒島)현에서는 신문 배달을 하던 60대 남성이 실종됐다.

7일 홍수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한 구마모토의 한 마을 모습. AFP=연합뉴스

7일 홍수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한 구마모토의 한 마을 모습. AFP=연합뉴스

아내를 구한 뒤 사망한 80대 남성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구마모토에 거주하는 이노우에 사부로(81)는 지난 4일, 폭우로 하천 구마가와(球磨川)가 범람하자 피난을 가기 위해 아내와 함께 집을 나섰다. 하지만 물이 빠르게 차오르면서 발이 묶였고, 이웃 주민이 던져준 로프에 아내의 손을 감은 뒤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NHK 방송은 이노우에 부부가 매일 함께 시내 공원을 산책해 ‘잉꼬부부’라고 불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경찰, 소방대, 자위대 등 약 8만명 규모의 인력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및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구마모토 등에 폭우가 멈추지 않아 구조 작업에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규슈 지방 후쿠오카 시내 모습. EPA=연합뉴스

규슈 지방 후쿠오카 시내 모습. EPA=연합뉴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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