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가시밭길…" 이낙연 당권 도전 선언…이강철·이기명·백원우 등 친노 일부도 지원

중앙일보

입력 2020.07.07 17:01

업데이트 2020.07.07 17:06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때로는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나올 것입니다. 저는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8월 29일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기로 했다”며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안팎의 여러 의견을 들으며, 깊은 고뇌를 거듭했다”며 “저에게 주어진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너는 어디에서 무엇을 했느냐’는 훗날의 질문에 제가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도 말했다.검은 정장에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맨 이 의원은 10분 가량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갔다. 민주당 설훈·최인호·오영훈 의원이 이 의원의 기자회견에 동행했다.“출마선언이 세 과시가 돼선 안된다”는 내부 결론에 따라 이 의원을 지지하는 다른 의원들은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권주자 당권 불가론'의 견제를 받아온 이 의원이 내건 출마 명분은 역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었다. 이 의원은 “국민은 압도적 다수의석을 민주당에 주시면서, 그만큼의 책임을 맡겼다”며 “민주당은 모든 역량을 결집한 최선의 태세로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저도 열외일 수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당 대표 당선을 전제로 여야가 함께하는 민생연석회의와 평화연석회의를 출범시키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이 의원은 “제가 기회를 받게 된다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찾아뵙겠다”며 “배울 것은 배우고 부탁드릴 것은 부탁하면서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오영훈 의원. 임현동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7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오영훈 의원. 임현동 기자

당·정·청 관계에서 당의 위상을 높이겠단 구상도 내놨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를 선도해 최상의 성과를 내는 ‘건설적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도록 민주당의 역량을 키우고, 역할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지도자를 배출하고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자랑스러운 역사를 계승하고, 먼 미래까지를 내다보며 민주당을 혁신해 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현안에 대한 이 의원의 일문일답.

부동산 문제에 대한 인식은.
기본적으로 불로소득은 근절해야 하고 다만 실수요자,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청년층, 전·월세 입주자에 대해선 훨씬 세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다주택자, 고가 주택에 대한 세금을 누진적으로 대폭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갈등에 대한 생각은.
장관의 합법적 지시는 검찰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과 같은 불편한 상태가 빨리 정리되고 해소되길 바란다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에 대한 견해는
이런 상태가 안타깝지만 지금도 (노사가) 대화하고 있기에 현명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정치인이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현명하지 않을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반포 사수’ 논란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합당한 처신과 조치가 있길 바란다.

8·29 전당대회에서 뽑힐 새 당대표 임기는 2022년 8월까지 2년이다. 그러나 민주당 당헌·당규상 당권·대권 분리조항으로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대선 출마를 위해선 내년 3월엔 중도사퇴해야 한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현재로써는 당헌·당규를 그대로 지켜야 한다”며 “임기도 존중돼야 하고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사람도 당연히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가 2017년 10월19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너럭바위를 짚고 묵념하고 있다. (오른쪽) [연합뉴스]

이낙연 총리가 2017년 10월19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너럭바위를 짚고 묵념하고 있다. (오른쪽) [연합뉴스]

이 의원의 출마선언으로 8·29 전당대회는 9일 출마 선언할 예정인 김부겸 전 의원과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이 의원 측에는 원조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개호·오영훈 의원을 비롯해 옛 동교동계(설훈·김한정), 언론계(박광온·노웅래), 옛 손학규계(전혜숙·고용진·김병욱·정춘숙) 인사가 합류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백원우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송인배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도 이 의원을 뒤에서 돕고 있다. 또 적지(敵地)가 된 영남권에선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노무현 정부)이 대구·경북(TK)을, ‘친문’ 최인호 민주당 의원이 부산·경남(PK)을 맡아 조직구성을 돕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후원회장을 돕던 이기명 노무현재단 고문도 지난 5월 이 의원 공개지지를 선언했다.

“이 의원이 출마하면 돕겠다”고 했던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당대표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송 의원은 “대선후보가 당대표에 낙선하면 사실상 치명적 타격을 받는다”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력후보의 코로나 재난극복의 책임의지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며 이 의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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