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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월 여행은 꺼린다고? 예상 깨고 2배 증가한 국내 숙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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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피서객으로 붐비는 모습. 송봉근 기자

정식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5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피서객으로 붐비는 모습. 송봉근 기자

“여름휴가는 최고 성수기인 7월 말, 8월 초를 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해외여행 막히면서 국내여행 집중 #펜션·독채, 가족여행객에게 인기

“숙박 자체를 꺼리는 문화가 확산하고, 거주지 인근 당일치기 여행이 유행할 전망이다.”
많은 전문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여파로 여가 문화가 확연히 바뀔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주요 여행기업이 발표한 올여름 실적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리어 예년보다 국내 숙박 여행이 활성화하는 양상이다.

숙박 예약 플랫폼인 야놀자는 7·8월 국내 숙박 예약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5·6월 두 달간 예약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야놀자는 “해외여행이 사실상 금지된 상황에서 휴가철 여행 수요가 국내에 집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서 가까운 강원도(16.9%)와 경기도(14.9%)가 가장 인기였다. 전통적인 여름 인기 여행지인 제주도(14.3%)와 부산(9.8%)의 인기도 여전했다. 전라남도(8.1%)가 최초로 5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5위였던 서울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국내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백종현 기자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여름철 국내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백종현 기자

숙소 유형별로 보면, 펜션(43.8%)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타인과 접촉 가능성이 낮은 독채형 숙소에 대한 선호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위는 호텔(33.5%)로, 해외여행 대신 고급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여행객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야놀자 송민규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코로나19가 올여름 휴가 계획 전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학교 방학 기간인 7월 말, 8월 초에 예약이 집중되는 현상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데이터 랩에서 분석한 주요 숙박 예약 사이트의 검색 트렌드.

네이버 데이터 랩에서 분석한 주요 숙박 예약 사이트의 검색 트렌드.

요즘은 공유 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국내 여행을 즐기는 한국인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다섯달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여러 숙박 예약 사이트 중 에어비앤비의 점유율과 상승세가 눈에 띈다.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방역과 위생이 의심스러운 개인 집이나 소규모 숙소 이용을 꺼릴 것이라는 전망과는 엇갈린 결과다. 에어비앤비 음성원 미디어정책총괄은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못 찾고 있음에도 국내 숙소 예약률이 거의 지난해 수준에 근접했다”며 “서울 등 대도시 이외의 농촌, 해변 지역 숙소 예약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어비앤비의 경우, 모든 숙소가 호황을 보이는 건 아니다. 주로 외국인을 받는 서울 등 대도시 민박은 아예 손님이 끊긴 상황이다. 한국만의 상황은 아니다. 지난 5월 에어비앤비의 전 세계 예약 중 60%가 비 도시 지역 숙소였다. 에어비앤비는 “다른 사람과 접촉 없이 가족끼리 머물 수 있는 전용 숙소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승표 기자 spchi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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