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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 시진핑 코로나 때린 中교수, 경찰체포 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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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장룬 전 칭화대 법학과 교수. 웨이보 캡쳐

쉬장룬 전 칭화대 법학과 교수. 웨이보 캡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비판해 온 중국 유명 교수가 경찰에 체포됐다. 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쉬장룬(許章潤·58) 전 칭화(淸華)대학 법학 교수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경찰 20여명이 성 매수를 했다는 혐의로 쉬 교수를 자택에서 체포했다고 가디언에 전했다. 경찰은 쉬 교수의 컴퓨터 등도 함께 가져갔다. 쉬 교수는 지난달 30일부터 4일까지 가택 연금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쉬 교수가 구금된 것으로 추정되는 베이징 창핑(昌平) 경찰서에 문의했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쉬 교수의 한 지인은 “그의 성품이 어떠한지 친구들이 다 알고 있는데, 경찰이 성 매수 혐의를 씌운 것은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쉬 교수는 헌법학과 서양철학을 전공한 학자로, 2013년부터 중국 체제를 비판하는 글을 써 왔다. 그는 2018년 발표한 에세이에서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개헌을 비판하고, 개인숭배 금지, 천안문 사태 진상 규명 등을 요구했다. 지난 2월에는 “공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완전히 봉쇄됐으며, 이로 인해 사회에 조기 경보를 울릴 수 없었다”며 시 주석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쉬 교수는 지난달에도 글을 발표했다. 그는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여전히 파괴음이 들린다. 전염병은 계속 퍼지고, 남부 지역에는 홍수가 들이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내외적인 어려움에 시달리며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고 있다. 정부 매체는 여전히 찬양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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