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경찰, 미필적고의 살인 등 검토

중앙일보

입력 2020.07.06 13:09

업데이트 2020.07.06 13:25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구급차를 막은 택시로 인해 응급환자가 사망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택시 기사의 형사법 위반 여부를 수사해 해당 혐의가 인정되면 추가 입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표 서울지방경찰청장은 6일 서울지방경찰청 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언론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혹은 '업무방해' 등 여러 가지 사안이 거론되는데 이를 전반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구급차에 타고 있던 응급환자가 사망한 것이 병원 이송 지연과 직접적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의자가 피해자의 사망을 원치 않았더라도 자신의 행위로 인해 충분히 사망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한 상태에서 저지른 살인을 의미한다.

이 청장은 "현재는 (택시 기사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으로 입건이 돼 있지만 형사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해서 추가 입건할 것"이라며 "택시 기사와 구급차 기사는 물론 구급차에 동승한 가족을 조사했고, 망자가 숨진 병원의 의료진에 대해서도 진술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을 올린 김모(46)씨는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근처에서 어머니를 태운 구급차가 차선을 변경하다가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당시 택시 기사는 "(응급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질게"라고 말했다. 택시 기사가 사고를 수습하고 가라며 실랑이를 벌였고 이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시간이 지체됐다고 김씨는 주장했다.

김씨는 “경찰 처벌을 기다리고 있지만 죄목은 업무방해죄밖에 없다고 하니 가벼운 처벌만 받고 풀려날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무너질 것 같다”면서 “1분 1초가 중요한 상황에서 응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현재 해당 청원 글은 6일 오후 12시 30분 기준 55만5956명이 동의한 상태다.

한편 사회적 공분이 커지자 경찰은 지난 4일 강동경찰서 교통과 소속인 교통사고조사팀과 교통범죄수사팀이 수사하던 해당 사건에 형사과 강력팀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