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매출보고회의가 죽을 맛?…'야성' 부족하군요

중앙일보

입력 2020.07.04 11:00

[더,오래] 이경랑의 4050세일즈법(27)

영업을 시작한 지 5년 차인 이 대리는 회의시간이 고역이다. 뻔히 다 아는 매출 실적을 영업팀 전체가 모여 다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사내 전산에서 다 공개되는데, 굳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일일이 팀별로 팀장이 본부장 앞에서 보고하는 이유가 뭘까? 코로나도 소용없다. 온라인 화상 회의로 소집되어 매출 공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일이 잘되고 있는 때라면 몰라도, 실적이 나빠서 위축된 때에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세일즈를 회사 내에서 혹은 조직에서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대리의 ‘죽을 맛’에 대해 공감할 수 있다. 어차피 ‘숫자’로 평가받는 마당에 굳이 많은 사람 사이에서 매출에 대해 보고해야 하는 상황. 현재의 매출뿐 아니라 매출 예상치까지 발표하다 보면 나중에 자신의 매출 예상이 목표와 의무가 되어 다시 압박하는 순환의 고리가 된다.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바라보자. 조직은 매출 목표가 하향평준화되길 원하지 않기에 아마도 어떤 형식이든 세일즈맨 스스로가 밝히는 ‘현 상황의 매출’에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매출’까지 더해지는 보고(라고 쓰고 다짐이라 해석되는)가 필요하다. 이 간단한 원리는 이 대리를 포함한 모든 세일즈맨이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괴롭긴 하지만 분명 조직의 생존법 중 하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에는 또 하나, 모든 구성원에게 주어지는 아주 중요한 자극이 있다. 바로 ‘경쟁’이다.

조직은 매출 목표가 하향평준화되길 원하지 않기에 아마도 어떤 형식이든 세일즈맨 스스로가 밝히는 ‘현 상황의 매출’에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매출’까지 더해지는 보고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조직은 매출 목표가 하향평준화되길 원하지 않기에 아마도 어떤 형식이든 세일즈맨 스스로가 밝히는 ‘현 상황의 매출’에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의 매출’까지 더해지는 보고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제품, 서비스와 시장 여건, 브랜딩과 회사 지원 등이 동일한 상황에서 여러 명의 세일즈맨이 동시에 활동하게 된다(물론 조금씩 시장, 제품 포지셔닝 등이 팀별로 다르게 부여되기도 하지만). 그런데 왜 성과는 다를까? 단기간의 성과는 그렇다 치더라도 계속해서 성과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이 세일즈 회의, 교육, 성과 보상 설계 등이 끊임없이 연구되고 반영되는 이유이다.

회의와 교육, 보상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도 있다. 단순한 성과 보상만으로는 실질적인 성과 향상에 한계가 온다는 점, 무의미한 회의와 보고는 오히려 세일즈 과정상의 고객 만족과 지속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세일즈 스킬이나 마인드 강화 등이 단편적이거나 반복적인 메시지나 일방적인 매뉴얼화로는 어렵다는 점 등이다. 생각보다 복잡하다.

그러나 복잡해 보이더라도 세일즈 현장에서 늘 화두가 되고, 잊지 않아야 하는 주제 중 하나를 꼽는다면 바로 ‘경쟁’이다. 경쟁이라는 단어에 대한 일반적인 느낌은 대개 부정적이다. 압박, 시기와 질투, 편법, 부담, 무리, 비합리적 등의 단어와 결합하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사회의 성장에 경쟁이라는 단어는 더 자주 등장한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져다주는 더 강한 경쟁. 경쟁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 그리고 고객 만족을 위한 서비스 등을 낳는다.

마이클 포터 교수의 『경쟁론』은 ‘긍정적 총합의 경쟁(Positive sum competition)’이라는 개념으로 경쟁을 긍정적으로 풀이한다. 경쟁을 통해 경쟁력이 생기며 교육의 효과가 발생하고 전체적인 시장의 크기가 커지는 효과를 이야기한다. 이를 마케팅, 비즈니스 전략 등의 관점으로 풀이하면 우리가 접하고 있는 기술 기반의 초 세분화된 제품과 서비스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경쟁을 즐기며 더 좋은 선택, 더 이익이 되는 선택을 즐기는 소비자이기도 하다.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끊임없이 성과를 측정 당하는 세일즈에서는 더욱 그렇다. 조직은 긍정적 개념에서의 경쟁을 통해 조직 전체의 목표와 과정이 성숙하기를 기대하며 개인은 경쟁이라는 자극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고, 벤치마킹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경쟁에 지친 현대인은 상대방과의 비교를 거부하고 자기 자신의 만족감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렇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이 더욱 중요하다는 측면은 우리의 행복감과 자존감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성과로 측정되는 부분에서의 ‘부러움’은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자극이 되기도 한다.

세일즈맨이 회의시간에 성과를 많이 낸 동료 세일즈맨에 대해 느끼는 감정 중 하나도 바로 ‘부러움’일 수 있다. 부러움은 사전적 정의로 ‘욕망의 대상을 본인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상대방이 가지고 있을 때 느껴지는 괴로운 감정’이라고 한다. 이 괴로움이 스트레스가 되고 부정적인 거부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이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각자의 몫이 된다. 자신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하거나 좌절할 것인지, 상대방의 장점과 강점을 평가절하하고 외면해 버릴 것인지, 아니면 ‘경쟁을 통한 성장’의 좋은 계기로 해석해 자신을 더 단련시키고 새로운 실행으로 도전할 것인지로 나뉘게 될 것이다.

경쟁이 경쟁력이 되기 위해서는 상호 긍정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이해하여 함께 성장하는 성취감을 조직 내에서 공유할 수 있는 세부적인 제도의 실행도 추천한다. [사진 pixabay]

경쟁이 경쟁력이 되기 위해서는 상호 긍정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이해하여 함께 성장하는 성취감을 조직 내에서 공유할 수 있는 세부적인 제도의 실행도 추천한다. [사진 pixabay]

가장 경쟁에 강하게 노출되고, 시시각각 평가받는 세일즈. 그래서 세일즈는 각 개인의 마인드와 조직의 문화에 의해 동일한 제품, 서비스라 하더라도 다른 성과와 결과를 만들어내게 된다. 경쟁은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힘들고 괴로운 통증이 성장의 자극이 된다. 만약 ‘성장’하고 싶다면 경쟁을 받아들이자. 부러움을 괴로운 감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자신의 욕망으로 해석해 보자.

세일즈를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고 하는 ‘세일즈 야성’이 바로 여기에서 발현된다. 개인뿐 아니라 조직도 ‘경쟁’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하던 대로의 ‘회의’나 ‘보고’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참석자의 집중력을 끌어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변화를 줘야 한다.

경쟁이 경쟁력이 되기 위해서는 상호 긍정적인 경쟁을 할 수 있는 조직문화도 필요하다. 결과뿐 아니라 과정을 이해하여 함께 성장하는 성취감을 조직 내에서 공유할 수 있는 세부적인 제도의 실행도 추천한다. 세일즈맨이 경쟁을 감내해야 할, 피할 수 없는 주제가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키는 동력으로 느낄 수 있다면 고객을 만족하게 하면서도 목표를 달성하는 성공적인 세일즈 조직이 될 수 있다.

SP&S 컨설팅 공동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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