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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범 징역1년에 구하라 유족 측 "가해자 중심 형량에 유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수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최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연합뉴스

가수 구하라씨를 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남자친구 최종범 씨가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날 최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연합뉴스

가수 고(故) 구하라씨를 생전에 폭행하고 사생활 동영상으로 협박한 최종범(29)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대해 구씨의 유족 측이 “납득할 수 없다”며 검찰의 상고를 요구했다.

구씨의 유족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는 3일 입장문을 내고 “검찰도 본 사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본 사건을 상고해주길 바란다”며 “대법원에서는 국민의 법감정, 보편적 정의와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이 나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1심과 항소심이 모두 최씨의 불법촬영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노 변호사는 “성폭력법 위반 카메라 등 이용촬영 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촬영 대상이 된 피해자의 의사”라며 “원심은 연인관계에서 무작정 항의를 할 경우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사정을 도외시하고, 피해자가 항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묵시적 동의가 있다고 단정했고 항소심 역시 이 판단을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의 태도는 성폭력 범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중심의 사고라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카메라등 이용 불법촬영죄의 경우 항소심에서도 피해자의 입장이 우선적으로 고려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양형에 대해서도 “최씨는 피해자가 (최씨의) 휴대폰에서 삭제한 동영상을 아이폰의 특성상 30일 동안 완전히 삭제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휴지통에서 복원시켜 언론사에 제보하겠다는 등 치명적인 협박을 가했다”며 “이후 피해자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은 최씨의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는 점을 인정했음에도 불과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며 “동영상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한 경우 파급력과 위험성을 고려해 3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다수 존재함에도 관대한 형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가수 고(故)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상해, 협박 및 강요 혐의를 받고 있는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고(故) 구하라의 친오빠 구호인 씨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상해, 협박 및 강요 혐의를 받고 있는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 최종범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김재영 송혜영 조중래)는 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 판결은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동영상이 실제 유포되지는 않았지만 그 후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동영상의 존재 자체가 알려지는 것만으로 피해자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피해자 가족들이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면 1심 선고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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