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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쓰면 ‘자외선 차단제’ 안 발라도 되나요?

중앙일보

입력

1년 중 6~8월은 자외선 지수가 특히 높다. 자외선 차단제를 열심히 바르는 게 당연한 시기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얼굴의 절반을 덮는 마스크를 쓰고 나니 태양이 그리 두렵지 않다. 마스크로 가리는데,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할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쓰는 마스크, 자외선도 막아줄까? 자외선 지수가 높은 여름, 마스크를 쓴 남자가 길을 걷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쓰는 마스크, 자외선도 막아줄까? 자외선 지수가 높은 여름, 마스크를 쓴 남자가 길을 걷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마스크를 쓰는데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 할까?

반드시 발라야 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조애경 WE 클리닉 원장은 “KF94, KF80 등은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가진 마스크라는 뜻이지 자외선 차단용은 아니다”라며 “자외선 차단 효과로 보면 이런 종류의 마스크는 얇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리는 정도이기 때문에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UV 차단 코팅이 된 선글라스를 사용하듯,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제품을 꼭 발라줘야 한다는 것. 더구나 노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자외선 A는 유리창도 뚫고 들어올 만큼 파장이 긴 광선이라 마스크로는 역부족이다. 조 원장은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에는 아예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며 “외출 시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고 마스크를 쓴 뒤 양산 등으로 이중 차단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자외선 지수가 높은 여름철 한낮에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마스크를 쓴 뒤, 모자나 양산으로 이중 차단을 해주는 것이 좋다. 사진 unsplash

자외선 지수가 높은 여름철 한낮에 외출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마스크를 쓴 뒤, 모자나 양산으로 이중 차단을 해주는 것이 좋다. 사진 unsplash

피부과 전문의 김홍석 와인 피부과 원장은 “자외선 차단에 있어 마스크는 몸에 입는 옷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옷에 의한 자외선 차단 효과를 UPF(UV Protection Factor)라고 하는데 의복 종류에 따라 다르다. UPF가 15~24면 자외선을 95% 정도, 25~39면 96~97%, 40 이상이면 97.5%까지 막아준다. UPF는 옷의 실이 굵고, 올이 촘촘할수록, 잘 세탁된 섬유일수록 높다. 일반적으로 나일론 스타킹은 UPF2, 면 티셔츠는 UPF5~9, 올이 촘촘한 청바지는 UPF100 정도다. 최근에는 아예 UPF40 이상의 자외선 차단 기능성 의류가 따로 출시되기도 한다. 김 원장은 “코로나 19를 예방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스크는 UPF가 낮은 것이 대부분이라 자외선 차단제를 따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 제품을 한 번에 많이 사용하라

전문가들은 유분이 적은 산뜻한 제형의 자외선 차단 제품을 권했다. 마스크 속 높은 온도와 습도 때문이다. 조애경 원장은 “피부 온도가 1℃ 올라갈수록 피지 분비량은 10% 늘어난다”며 “마스크 안쪽은 높은 습도와 온도로 피지 분비가 활발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통풍도 되지 않아 모공에 노폐물이 쌓이기 쉽고 이는 트러블로 쉽게 연결될 수 있다. 조 원장은 “모공을 막지 않는 성분을 담았다는 의미의 ‘논 코모도제닉(Non-comedogenic)’ 처방이 된 자외선 차단제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김홍석 원장 역시 “산뜻한 젤 타입이나 로션 타입의 자외선 차단제”를 추천하면서 “모공을 막을 위험이 있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보다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가 낫다”고 했다. 자외선 차단제 성분 표시에 ‘징크옥사이드’ ‘티타늄디옥사이드’가 표기된 제품이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마스크 안쪽에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로 산뜻한 젤 타입이나 로션 타입, 모공을 막지 않는 성분의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를 권했다. 사진 unsplash

전문가들은 여름철 마스크 안쪽에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로 산뜻한 젤 타입이나 로션 타입, 모공을 막지 않는 성분의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를 권했다. 사진 unsplash

이어 김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는 적당량을 자주 덧바르는 게 좋지만 마스크 때문에 덧바르기 쉽지 않다” 며 “아예 처음부터 SPF50, PA+++이상의 높은 차단 지수 제품을 되도록 많은 양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 “선크림에 표기된 자외선 차단지수는 권장량만큼 사용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 1/3 정도의 양만 바르고 있다”며 “처음부터 높은 차단 지수의 제품을 많이 바르면 덧바르지 못해도 차단 시간과 차단력이 길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 밴딩 부분은 더욱 꼼꼼하게 자주 덧발라야 한다

마스크는 피부를 압박한다. 특히 코 밴딩 부분과 볼 위쪽 부분의 압박이 상당하다. 조애경 원장은 “마스크와 접촉하는 부위의 색소 침착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스크의 마찰로 인해 해당 부위에 바른 자외선 차단제가 쉽게 지워지기 때문에 햇빛을 받으면 피부 손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 조 원장은 “계속해서 자극을 받는 부위는 같은 자외선 량에도 색소 침착이나 혈관 확장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마스크와 피부가 밀착되는 부분은 더 꼼꼼하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자주 덧바르라”고 조언했다.

마스크가 밀착되는 부분은 자외선 차단제가 쉽게 지워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ihealth 홈페이지

마스크가 밀착되는 부분은 자외선 차단제가 쉽게 지워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ihealth 홈페이지

산뜻한 젤 타입의 보습제 하나만 사용하는 게 좋다 

마스크를 쓰면서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김홍석 원장은 “스킨케어 단계를 최소화하라”고 권했다. 지나치게 유분이 많고 밀폐력이 좋은 제품보다는 산뜻한 젤 타입의 보습제를 하나만 사용하라는 것. 김 원장은 “제형은 가벼우면서도 보습에는 효과적인 히알루론산, 글리세린, 소듐피씨에이, 판테놀 등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며 “제품의 전 성분이 30개 이상이거나 향료·알코올이 첨가된 제품은 피하라”고 설명했다.
조애경 원장은 “여드름균은 고온다습한 환경을 제일 좋아하는데, 마스크 안쪽 피부가 딱 그렇다”며 “노폐물이 묻은 마스크는 버리고 집에 돌아와선 곧바로 세안을 해서 피부 온도를 낮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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