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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 자매 ‘마포종점’도 뽑혔다···서울 미래유산 470곳으로

중앙일보

입력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은방울 자매를 아시는지. 1960년대 인기몰이를 했던 은방울 자매의 '마포종점'이 서울 미래유산으로 3일 선정됐다. 1968년 7월에 발매한 이 노래엔 옛 서울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멈춰선 전차의 추억, 여의도 비행장과 당인리 발전소까지 등장한다. '마포종점'의 노래는 시민들에게 널리 사랑받아오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옛 서울의 모습을 간직한 상징이 되면서 서울의 근현대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 됐다.

서울시 미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은방울 자매 '마포종점' 기념비. 사진 서울시

서울시 미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은방울 자매 '마포종점' 기념비. 사진 서울시

첨언하면 당인리발전소는 서울화력발전소로 1930년 세워졌다. 우리나라에선 가장 오래된 화력발전소로 근대 산업 발전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이 역시 서울의 미래유산으로 선정돼 있다. 요즘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는 '여의도 공원'은 비행장이었다. 1916년부터 1971년까지 여의도 비행장으로, 또 공군기지 역할을 했다. 1972년 5·16 광장, 1997년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여의도 공원 역시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남산 서울타워와 광장시장도 '미래유산'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남산 서울타워 역시 이번에 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1975년 준공한 남산 서울타워는 국내 최초의 종합 전파탑이다. 방송 전파 송수신과 서울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문화시설이기도 하다. 높이는 236.7m 해발고도는 479.7m에 이른다. 1980년 일반에 공개돼 관광 명소가 됐다. 이름도 몇 차례 바뀌었다. 1999년 YTN에 인수됐다. '서울타워'로 불리던 이름이 바뀐 건 2005년 12월이다. N서울타워로 명칭을 바꿨다가 2015년 '남산 서울타워'로 다시 변경됐다.

서울시 미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산타워. 사진 서울시

서울시 미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남산타워. 사진 서울시

광장시장의 시작은 '광장주식회사'라고?

광장시장은 조선 후기 서울의 3대 시장 중 하나인 '이현시장'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개화기에 접어들어 외국 상인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이현시장 상인들이 모였다. 1905년 7월 '광장주식회사'를 세워 광장시장을 열었다. 광장주식회사는 우리나라 최초 사설 시장 경영회사였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광장주식회사는 조선 상인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동대문시장을 형성해 일본 자본에 맞섰다. 해방 이후엔 동대문종합시장을 세웠고 이것이 '광장시장'으로 불리게 됐다. 90년대 이후엔 상권이 위축됐지만 2005년 청계천 복원 공사가 이뤄지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 관광객들에겐 '마약 김밥'으로 유명한 시장이지만 광장시장은 본디 한복과 포목 전문 도매시장이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광장시장. 사진 서울시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광장시장. 사진 서울시

한편 서울문화유산은 2013년부터 서울시가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시민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기억과 감성을 지닌 근현대 서울 유산이다. 현재 470개가 선정됐다. 김경탁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서울 미래유산은 시민들의 추억이 담긴 보존가치 높은 유·무형 자산이지만 시민들에게 덜 알려져 있어 '이달의 미래유산'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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