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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 금리 5% 발행어음 직접 가입해보니…뭔가 아쉬운 이유

중앙일보

입력

기준금리를 연 0.5%로 낮추자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도 바닥을 향해갑니다. 3년짜리 적금마저 0%대로 떨어졌다네요. 가끔 팔던 고금리 상품도 사실상 자취를 감췄습니다. 돈이 있어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으니 답답합니다. 발행어음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가 늘고 있다네요. 증권사에서 파는 예·적금이라 생각하면 쉬운데요. 한국투자증권에서 연 5% 발행어음을 판다기에 직접 가입해봤습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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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개인이나 법인을 상대로 발행하는 어음이다.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상품이다. 고객이 돈을 맡기면 만기에 맞춰 원금과 함께 이자를 지급하는 것이니 은행에서 파는 정기예금과 같다고 보면 된다.

=적금처럼 매달 정해진 금액을 적립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시 입출입식의 금리가 가장 낮고, 예치 기간이 길어질수록 확정금리가 높아지는 형태다.

=모두 채권이라는 점에서 회사채나 기업어음(CP)과도 비슷하다. 다만 빌려주는 기간이 긴 회사채와 달리 발행어음과 CP는 기간이 짧다. 수익률은 CP보다 발행어음이 낮지만,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

#직접 사보니

=일단 보통의 적금보다 금리가 높다. 1년짜리 기준으로 연 2.2%(세전) 수준이다. 발행어음도 기준금리 인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출시 초기보단 금리가 많이 낮아졌다.

=간혹 4~5% 금리를 주는 특판 행사를 한다. 선착순이라 서둘러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이 7월 1일부터 판매하는 특판 상품에 직접 가입해봤다. 자사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인 뱅키스(BanKIS)에 새로 가입하는 고객(선착순 5000명)에게 연 5%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발행어음은 증권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바로 가입할 수 있다. 단 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앱 내에 ‘금융상품’을 클릭하고, 발행어음 종류를 고르면 된다. 거치식인지 적립식인지 선택하고, 적금 형태라면 자동이체까지 걸어 둘 수 있다.

#이런 게 아쉽다

=연 5%라 확 끌리긴 했지만 이번 특판의 월 최대 가입금액은 10만원에 불과하다. 1년 뒤 이자는 3만3000원(세전) 정도다. 투자 기간도 짧기 때문에 일반 적금과 비교해 이자 격차는 크지 않다.

=다만 원금(투자금액)이 크다면 1년 정액 적립식(2.2%)을 노려볼 만하다. 월 최대 1000만원까지 넣을 수 있다.

=발행어음은 은행 예·적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 대상이 아니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할 순 없다. 다만 어음을 발행한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가능성이 희박하다. 게다가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이 4조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만 판매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관심 받는 이유

=현재 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세 곳만 판매한다.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5월 말 기준 8조4000억원이다. 5개월 새 1조7000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젊은 층의 관심이 많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30대 가입자 비중이 전체의 54.6%다.

=3사 합계 잔액은 16조7200억원(5월 말)이다. 올해 말쯤엔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금감원은 약 3년 만에 미래에셋대우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를 재개했다. 하반기쯤 인가를 받을 거로 보이는데 미래에셋까지 뛰어들면 시장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달러 발행어음?

=발행어음은 달러로도 발행한다. 자산 일부를 달러로 보유하고 싶다면 택할 만하다. 상품 구조는 원화 발행어음과 동일하다. 최근 금리 조건이 가장 좋은 외화 발행어음이 연 2% 정도다.

=증권사는 이 투자금을 해외 자산에 투자한다. 어떻게 되든 약정된 수익률은 보장하지만 해외 투자 성과가 좋지 않으면 증권사도 향후에 높은 수익률을 약정하는 게 어려워진다. 올해는 해외 채권이나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부진해 매력이 좀 떨어진다는 평가다.

=만기 때 달러 가격이 오르면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반대로 다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면 손실이 발생한다.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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