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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린이’를 위한 등산 준비물···레깅스 말고 등산화부터 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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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의 여행의 기술-등산 장비

코로나19 시대, 등산이 밀레니얼 세대의 취미활동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간소한 차림으로 서울 불암산을 오르는 젊은 등산객의 모습. 알록달록한 등산복, 푸짐한 먹거리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던 기성세대와는 산행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 [사진 블랙야크]

코로나19 시대, 등산이 밀레니얼 세대의 취미활동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간소한 차림으로 서울 불암산을 오르는 젊은 등산객의 모습. 알록달록한 등산복, 푸짐한 먹거리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던 기성세대와는 산행하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 [사진 블랙야크]

“동네 뒷산 오르면서 복장은 히말라야 가는 것 같다.”

한국인의 과한 등산복 사랑을 비꼬는 말이다. 4~5년 전에 나돌던 말인데 지금은 달라졌다. 산에서 찍은 인증샷 주인공 상당수가 요가복을 입고 있다. 배낭도 안 메고 등산화 대신 운동화를 신은 경우도 허다하다. 간소한 복장을 추구하는 건 좋은 현상이다. 하지만 어떨 땐 너무 허술해 보여 걱정이다. ‘산린이(등산+어린이)’를 위한 등산 장비 선택법을 정리했다.

등산복 꼭 입어야 해?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한국인의 등산복은 사진처럼 화려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런 식의 진한 원색 등산복을 안 입는다. 최승표 기자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한국인의 등산복은 사진처럼 화려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런 식의 진한 원색 등산복을 안 입는다. 최승표 기자

어느 산, 어떤 코스를 가느냐가 관건이다. 요즘 같은 여름, 등산로가 잘 정비된 두세 시간 코스라면 등산복을 안 입어도 된다. 그러나 한두 시간 코스라 해도 등산로가 험하면 복장이 중요하다. 여름에는 땀 배출이 잘 되고 신축성이 좋은 옷을 입어야 한다. 산린이도 알 터이다. 면 티셔츠와 청바지는 최악의 복장이다. 장시간 높은 산을 오르고 해가 잘 들지 않는 서늘한 계곡을 걷는다면 기온 하강을 대비해 긴 팔 셔츠나 재킷을 챙기는 게 좋다. 값비싼 고어텍스 재킷이 꼭 필요하냐고? 고어텍스는 방수 성능이 좋은 원단 종류 중 하나다. 아웃도어 브랜드마다 직접 개발한 저렴한 방수 재킷도 많다.

레깅스가 일반 등산복보다 낫다?

요가, 필라테스를 할 때 입는 레깅스를 요즘은 등산할 때도 입는다. [사진 코오롱스포츠]

요가, 필라테스를 할 때 입는 레깅스를 요즘은 등산할 때도 입는다. [사진 코오롱스포츠]

“청계산에서 레깅스 입은 여성을 마주치면 눈을 어디에 둘지 난감하다.”

기성세대라면, 원로 산악인의 이 말을 공감할 터이다. 그러나 어쩌겠나. 요즘은 남자도 레깅스를 입고 산을 탄다. 요가·필라테스의 인기에 힘입어 레깅스가 유행하는 것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레깅스가 칙칙한 등산복보다 날씬해 보여 ‘인증샷’에 유리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아웃도어 업체들은 아예 요가복과 차별화한 ‘등산용 레깅스’도 만든다. 결국 복장은 개인 선택이다. 취향과 기능성, 산행의 성격을 고려해 선택하시라.

등산화는 방수 기능이 필수?

등산은 발을 많이 쓰는 운동이다. 그래서 신발이 중요하다. 방수, 접지력, 발목 높이를 고려해 자신의 산행 성격에 맞는 등산화를 고르면 된다. 최승표 기자

등산은 발을 많이 쓰는 운동이다. 그래서 신발이 중요하다. 방수, 접지력, 발목 높이를 고려해 자신의 산행 성격에 맞는 등산화를 고르면 된다. 최승표 기자

“젊은 등산객 사이에서 레깅스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장비는 등산화다.”
코오롱스포츠 김정은 마케팅팀장의 설명이다. 등산로가 잘 정비된 낮은 산은 워킹화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왕 시작한 등산, 동네 뒷산만 갈 건 아니지 않나. 한국 산의 70%가 돌산이다.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는 진흙 길도 많다. 밑창이 얇은 단화를 신으면 금세 피곤해지고 잘 미끄러진다. 디자인보다 중요한 등산화 선택 기준은 다음 세 가지다. 방수, 바닥 접지력, 발목 높이. 무거운 배낭을 이고 반나절 이상 걷는다면 발목을 덮는 장거리용 등산화를 신는 게 안전하다.

아직은 스틱 짚을 나이가 아니라고?

등산스틱은 무릎이 성치 않을 때 쓰는 지팡이가 아니다. 산을 오르 내릴 때 체력 부담을 덜어주고 부상을 방지해주는 요긴한 물건이다. 최승표 기자

등산스틱은 무릎이 성치 않을 때 쓰는 지팡이가 아니다. 산을 오르 내릴 때 체력 부담을 덜어주고 부상을 방지해주는 요긴한 물건이다. 최승표 기자

동네 뒷산 오르는데 등산스틱을 챙기는 건 ‘오버액션’일까. 관절이 싱싱한 산린이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등산 전문가들은 등산스틱이 등산화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블랙야크 남윤주 마케팅팀장은 “요즘은 등산을 일종의 놀이로 생각하지만 늘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레저”라며 “스틱을 쓰면 체력을 아끼면서도 무릎 관절을 보호할 수 있어 초보에게도 권한다”고 말했다. 스틱은 다리에 힘이 풀리는 하산 때 빛을 발한다. 써보면 안다.

배낭에 꼭 넣어야 하는 필수품

호스 달린 물주머니를 쓰면 가방을 풀지 않고 물을 마실 수 있어 편하다. [사진 오스프리 홈페이지]

호스 달린 물주머니를 쓰면 가방을 풀지 않고 물을 마실 수 있어 편하다. [사진 오스프리 홈페이지]

반나절 산행이라면 물, 도시락과 간식, 여벌의 옷을 담을 수 있는 20ℓ 정도의 배낭이면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가벼운 산행이라도 꼭 챙기는 게 있다. 1인용 방석과 긴 호스 달린 물통이다. 방석은 땅이 젖었거나 앉을 곳이 마땅치 않을 때 요긴하다. 호스 달린 물통은 가방을 풀지 않고도 수시로 수분을 보충할 수 있어 편하다. 야간산행에 나선다면 헤드 랜턴이 필수다. 휴대용 손전등이나 스마트폰 조명을 쓸 때와 달리 두 손이 자유롭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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