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에서 (이미) 소상히 말씀드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과 관련해 한 발언이다. “추 장관님 자제와 관련해 해명할 게 있으면 해달라”는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추 장관은 “제가 해명할 것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해당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검·언 유착으로 제가 보호하고 싶은 아들 신변까지 낱낱이 다 밝히는데 대단하다. 더 이상 (아들) 건드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청문회 속기록 보니
추 장관 말처럼 그는 지난해 12월 30일 열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적극 반박했다. 김도읍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의 전면 공세에 대한 방어였다.
당시 인사청문회 속기록을 보면 추 장관과 김 의원 간 공방이 거칠게 이어지지만 의혹이 명쾌하게 매듭지어지진 않았다. 김 의원은 “당시 (아들과) 같이 근무했던 군인이 저희한테 제보를 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추 장관) 아들이 나랑 같은 중대에서 군 생활 했는데 일병 때 남들 21개월보다 휴가를 2배 나갔고, 미복귀를 해 전화를 하니 추미애 장관 후보가 친히 부대에 전화를 걸어서 무마시켰다’. 이런 내용이 제보가 됐다.”
▶추 장관=“그런 사실 없다.”
▶김 의원=“그 당시 상황이 이렇다. 복귀 명령을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20~30분 뒤 상급 부대 A 대위가 당직 상황실로 직접 찾아와 휴가 연장건은 본인이 처리하였으니 그렇게 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관여한 바가 없다는 건가.”
▶추 장관=“관여한 바가 없다.”
김 의원은 그러자 “이게 저한테 온 제보 내용이다. 고발 조치를 하면 조사에 응할 용의가 있느냐”고 추 장관을 몰아세웠다. 추 장관은 “말씀드릴 기회를 주시면 좋겠다”며 김 의원 주장에 반박했다. “아들이 무릎이 아파 면제할 상황도 됐지만 군에 갔다”면서다.
▶추 장관=“아들은 군 입대 1년 뒤 한쪽 무릎이 아파 불가피하게 병가를 얻어서 수술을 하게 됐다. 이후 처치를 못해서 피가 고이고 물이 차서 아이가 군에 상의를 하니 개인 휴가를 더 써라 해서 휴가를 얻었다.”
▶김 의원=“그것은 마음이 아프다. 그렇지만 증언이 사실이라면…. 일병이 상급부대 대위를 움직일 수 있나. 유명 정치인인 엄마가 관여가 됐다면 이건 큰 문제다.”
▶추 장관=“외압을 쓸 이유도 없고 쓰지도 않았다.”
추 장관은 이후 “군에 안 갈 수 있었는데 엄마가 공인이기 때문에 군대를 자원해서 간 아이”라며 “(의혹도) 엄마가 청문회 자리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올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가족 신상털기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종인 “법무·검찰 갈등 대통령이 결말내야”
한편, 통합당에서는 2일 최근 법무부-검찰 갈등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나왔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사이 모습이 국민을 대단히 실망하게 하고 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께서 조속한 결말을 내주시는 게 현명하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추 장관 해임건의안을 낼지, 탄핵소추안을 발의할지 두 개 다 할지 결정해 횡포를 제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장관이 검찰총장을 패대기치는 이런 일이 있었는지…. 장관이 법조인 출신이 맞는지 아는 사람으로서 자신을 돌아보라고 간곡하게 얘기해주고 싶다”고 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