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의료 현장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힘들게 일하지만 환자와 보호자들이 간호사를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은 것 같아 인식 개선을 위해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이강용(28) 서울대병원 성인응급실 간호사가 코로나 19 치료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의 생생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전은 '코로나바이러스 최전방에 뛰어든 간호사가 본 시선'이란 주제로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3관에서 5일까지 열리며 모두 35점이다.
중앙대학교 적십자간호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한 그는 서울대병원 4년 차 간호사다. 이 간호사는 지난 3월부터 문경 서울대병원인재원에 마련된 경북·대구3생활치료센터를 시작으로 서울대병원 코로나19 병동을 돌며 환자들과 함께해 왔다. 감염증 확산으로 불안한 상태였지만 그는 바로 자원해서 '험지'인 문경으로 내려갔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모두 코로나 19 치료를 위해 현장에서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들이다.
체온과 혈압, 맥박 등 확진자의 상태를 매시간 기록하는 모습부터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도 방호복을 입고 의료 현장을 누비는 간호사들의 분주한 장면을 기록했다.
사진에서 간호사들의 눈빛은 두려움보다 환자들을 돌보려는 따듯한 마음의 빛으로 넘쳐 난다. 일반인들은 쉽게 볼 수 없는 간호사들의 생생한 현장의 모습이다.
전시장에는 자신이 모델이 된 사진도 걸렸다.
벚꽃이 만발한 공원 앞에서 컵라면 봉지를 들춰 메고 부모와 통화하는 장면이다. 밤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벚꽃을 바라보는 한 간호사의 뒷모습을 보고 사진을 촬영하려는 순간 그 간호사는 앵글에서 사라졌다. 머릿속에 남은 잔상을 떠올린 그는 카메라를 삼각대에 세우고 리모컨으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했다.
다른 장면들과 함께 엮은 이 사진은 대한간호사협회가 주최한 '코로나 19 현장 스토리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간호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잘 극복해 내고 전화위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전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하고 방명록에 연락처를 기록해야 한다. 관람 인원도 한 번에 4~5명으로 제한하며 순차적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