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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 곤돌라는 언제쯤 개장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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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최모란 기자 중앙일보 기자
최모란 사회2팀 기자

최모란 사회2팀 기자

접경 지역인 경기도 파주시엔 비무장지대(DMZ)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케이블카가 있다. 문산읍에 있는 임진각과 민간인 통제구역(민통선) 안에 있는 군내면 캠프 그리브스까지 850m를 잇는 ‘평화 곤돌라’다. 파주시가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327억원을 투입해 만들었다. 하지만 이 곤돌라는 올해 1월 말 공사가 끝났는데도 아직 정식 개장을 하지 못했다. 3월에 열리기로 했던 개장식은 4월에서 6월로 연기되더니 이제는 기약할 수도 없다.

곤돌라 개장이 미뤄진 첫 번째 이유는 전염병 때문이다. 지난해 9월 17일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돼지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DMZ 관광이 중단됐다. 올해 2월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렸다.

이런 상황에서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는 ‘최대의 악재(惡災)’가 됐다. 북한이 이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하고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면서 그나마 있던 관광객도 뚝 끊겼다.

시범 운행 중인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 곤돌라. [중앙포토]

시범 운행 중인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 곤돌라. [중앙포토]

관광 중단으로 인한 접경 지역의 피해는 심각하다 못해 처참하다. 경기 파주시와 강원도 철원군, 고성군 등 3개 시·군의 경우 전년보다 감소한 관광객 수만 187만명이다. 피해 금액도 513억원에 달한다. 참다못한 지자체는 지난 5월 농림식품부와 환경부, 국방부에 DMZ 관광 재개를 건의했다. 그러나 아직 관광 재개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파주시 문산읍에서 식당을 하는 한 50대 남성은 “관광이 재개된다고 해도 지금처럼 남북문제가 시끄러운데 누가 오겠느냐”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시 등 지자체들은 “대북전단 살포는 사회재난”이라며 접경 지역을 ‘위험지역(또는 집합 금지구역)’으로 설정했다. 허가 없이 들어와 대북전단을 살포하면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엄포도 놨다. 그러나 ‘자유북한운동연합’과 ‘순교자의 소리’는 지난달 22일과 25일 각각 대북전단(순교자의 소리는 성경책이라고 주장)을 북한으로 보냈다. 이들 탈북민 단체 등은 대북전단 살포를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위한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대북전단을 날린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2013년 국제 인권상인 하벨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전단으로 인한 접경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2014년엔 경기도 연천지역에서 살포된 대북전단을 향해 북한군이 총격을 가한 사례도 있다. 더욱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보낸 대형 풍선 일부는 북한에 당도하지도 못했다. 오죽했으면 주민들이 먼저 나서서 “대북전단 살포에 반대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지자체까지 접경지역을 ‘위험구역’으로 지정해 단속하고 나섰을까.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힘든 지역 경제에 더는 피해를 주지 않길 바란다.

최모란 사회2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