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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엄마 경험, 남자 철없어"…통합·정의 한목소리 비판

중앙일보

입력

이낙연 민주당 의원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에서 강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낙연 민주당 의원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지구촌보건복지포럼 주최로 열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에서 강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설화(舌禍)를 일으켰다. 1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과 범여권 정의당은 이 의원의 발언을 '차별적 발언'으로 규정하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 재도약의 길' 강연에서 "인생에서 가장 크고 감동적인 변화는 소녀가 엄마로 변하는 순간"이라며 "남자들은 그런 걸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나이 먹어도 철이 안 든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은 "감동적인 변화의 순간을 배려받으면서 겪고 싶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욕구"라며 "중국 부자 산모는 서울에 와서 아이를 낳고 2~3주 산후조리를 받고 간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의 발달된 산후조리 산업을 언급한 말이다. 그러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성차별적 발언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으로 "여성만을 출산 육아의 책임을 진 존재로 몰고, 아버지의 역할은 폄하했다"며 "산후조리를 욕망이나 로망으로 표현하는 건 생명에 대한 몰이해여서 더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배려가 부족하다고 이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소통관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이 의원이 출생과 육아에 대해 차별적 발언을 일삼았다"며 "출생을 경험한 여성을 우대하는 척하면서 출생과 육아의 책임을 여성에게 모두 전가하며 아빠로서의 역할, 책임, 경험을 경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출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거나 난임인 부부 등 다양한 형태의 삶 역시 배제한 발언임이 명백하다"며 "산후조리를 대접과 배려로 생각했다는 것도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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