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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 결국 경찰 예산 10억달러 삭감..."총기사고 느는데” 반발도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서 경찰예산 삭감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시가 경찰(NYPD) 예산을 10억 달러(1조2000억원) 깎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시의회가 NYPD 예산을 당초보다 10억 달러 줄이겠다며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이 제출한 안에 동의했다.

예산이 줄면 당장 신규 경찰 채용이 중지된다. 초과 수당 지급이 어려워지면서 초과 근무도 사실상 금지된다. 업무 조정도 불가피하다. 불법 자판기·노숙자 단속, 학교 관련 치안 업무를 더는 경찰이 맡지 않는다. 뉴욕시는 NYPD에서 삭감한 예산 일부를 청소년 레크리에이션 센터 건설·운영비와 시영아파트 운영비로 지원할 방침이다.

30일(현지시간) 미 뉴욕시청 앞에서 시위대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며 '경찰 해산'을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미 뉴욕시청 앞에서 시위대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에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며 '경찰 해산'을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드 블라지오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 발표 당시보다 90억 달러(10조8270억 원) 삭감한 뉴욕시 전체 2020~2021회계연도 예산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NYPD뿐 아니라 시 행정부의 전체 부서 예산이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였다.

미 언론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도 이번 예산 삭감에 영향을 줬고 보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는 시위대는 뉴욕시청과 시의원들의 주거지 인근에서 경찰 해산을 주장하는 시위를 연일 진행했다. 드 블라지오 시장은 시위대의 경찰 해산 요구를 예산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수용했다.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주장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시의회는 32대 17로 삭감안을 통과시켰다.

25일(현지시간) 뉴욕시경(NYPD) 소속 경찰들이 뉴욕시청 앞에서 "경찰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시위대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뉴욕시경(NYPD) 소속 경찰들이 뉴욕시청 앞에서 "경찰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시위대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대규모 삭감안이 통과되자 경찰노조 등은 반발하고 있다. 패트릭 린치 뉴욕시경찰노조회장은 “드 블라지오 시장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경찰 수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지난주에만 뉴욕시 내 총기사고가 두 배 이상 늘어났는데, 경찰 수를 줄인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지역 방송인 ‘뉴스4’는 “뉴욕시의 총기 사고가 지난 일주일간 5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건에 비해 127%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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