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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교무실 간 강원 사립고 3학년…휴대전화로 시험지 촬영

중앙일보

입력

시험지를 유출 이미지. 연합뉴스

시험지를 유출 이미지. 연합뉴스

강원도의 한 사립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시험지 유출을 시도한 정황이 사실로 드러났다. 1일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오전 2시쯤 강원도의 한 사립고 교무실에 3학년 A군이 몰래 들어갔다 나온 행적이 폐쇄회로TV(CCTV)에 찍혔다.

학생 휴대전화서 촬영된 시험 관련 문서 확인 #교무실 문 연 마스터키 확보 경로 등 확인 중

 시험지 유출 정황은 지난 20일 오후 7시쯤 한 교사가 학교를 순회하던 중 학생 2명이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발견하고 상담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A군과 동급생인 B군은 상담에서 A군이 시험지를 몰래 보러 교무실에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조사에 착수한 학교 측은 A군의 휴대전화에서 1학기 중간고사 수학 시험과 관련된 문서를 발견했다. A군이 촬영한 시험 관련 문서는 담당 교사 개인 서랍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출된 문서는 시험지 초안과 메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가 조사에서 지난해 2학기 기말고사 때도 A군 등 학생 2명이 교무실에 들어가 영어와 수학 문제를 입수, 총 4명이 공유한 사실도 드러났다.

 A군은 교무실에 들어갈 때 모든 교무실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교육청은 A군이 마스터키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등을 추가로 조사 중이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시험을 앞두고 교사들이 오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초안을 개인 서랍에 넣고 잠그는 경우가 있다. 이번 사건 관련 정식 시험지는 지정된 보관장소에 있었다”며“시험지 보관 장소에는 이중 잠금장치와 CCTV가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 과목 문제 재출제 후 시험 

시험지 유출 이미지. [중앙포토]

시험지 유출 이미지. [중앙포토]

 시험지 유출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측은 지난달 21일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 등과 협의를 통해 전 과목 문제를 다시 냈다. 이어 1학기 중간조사를 지난달 22~24일에 치렀다. 또 지난달 28일 1차 선도위원회를 열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학생들에게 해당 사건과 처리 방향 등을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지난해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학생들의 성적을 0점 처리하고 석차를 다시 산출할 예정이다. 또 시험지 보관 상황에 대해서도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시험 기간에 조사를 진행하면 학생들이 동요할 것으로 염려돼 시험 이후에 조사했다”며 “문제가 된 과목 외 다른 과목에서는 이상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춘천=박진호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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