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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밀리면 2022년 대선 날린다? 더 세진 김두관 '맷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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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두관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잃을 게 없으면 더 과감하게 나설 수 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최근 행보와 관련, 그와 가까운 여권 인사가 내린 평가다. 김 의원은 지난달 26일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와 관련 “더 배웠다고 임금 2배를 받는 게 불공정”이라는 글을 올려 여론의 질타를 받았음에도 이후 ‘공정’ 이슈와 관련해 7차례나 글을 올리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맷집’도 주목받았다. 인국공 논란과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자신을 비판하자 페이스북에서 셋의 실명을 거론하며 “사실을 호도하지 말라”며 맞받아쳤다. 이와 관련 하태경 의원은 “사흘간 사투를 했는데 덩치만큼 맷집이 아주 좋으시다”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1일엔 삼성을 끌어들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 대해 “죄 있는 자를 기소하지 못하면 촛불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요, 공정한 대한민국에 대한 포기”라고 규정한 뒤 “미래통합당만 묵묵부답이다. 비판 기자회견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는 촛불 혁명으로 무능한 독재자 박근혜를 감옥으로 보낸 국민이다. 이 부회장도 죄에 합당한 벌을 받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공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10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왼쪽)가 김두관 당시 대선경선 후보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경쟁했었다. [뉴스1]

지난 2012년 10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왼쪽)가 김두관 당시 대선경선 후보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두 사람은 2012년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경쟁했었다. [뉴스1]

정치권에서는 그의 최근 행보에 담긴 정치적 의미에 주목한다. “다시 대선 주자로서 시동을 거는 것”(PK민주당 관계자)이란 주장이다. 4·15 총선을 앞두고 기존 지역구(김포갑) 출마를 접고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곳(양산을) 출마를 결심할 때부터 예고된 수순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김 의원은 최근 대선 외곽조직인 ‘씽크탱크’를 꾸리기 위해 한 법조계 인사에게 좌장이 되어줄 것을 제의했다고 한다.

김 의원 최근 일련의 발언은 “‘친문 적자(嫡子)’를 자처한 것”(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이란 해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만큼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윤미향 당선인(현 민주당 의원)과 동료의원들이 마음을 모아 ‘친일세력’의 마지막 준동을 막아내겠다” 등의 선명한 메시지가 우연이 아니란 주장이다.

일각에선 “보수적인 PK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줄곧 내는 것은 그곳에서 더이상 3선을 하겠다는 생각이 없는 것”(익명을 요구한 정치학자)이란 관측도 있다. 김 의원은 4·15 총선 당선으로 민주당 내 유력한 PK주자로 꼽힌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김두관 당시 경남지사 당선인이 당선 다음날인 6월 3일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중앙포토]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김두관 당시 경남지사 당선인이 당선 다음날인 6월 3일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중앙포토]

다만 김 의원이 뚜렷한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려면 당 내부, 특히 친문의 평가도 숙제다. “사람 끄는 매력이 안 보인다”(친문 재선) “PK서도 김 의원이 ‘우리 사람’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PK 민주당 관계자)는 분위기가 있어서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를 공격해 PK 친문 세력과 척을 진 것도 여전히 거론된다. 김 의원은 당시 문재인 후보를 향해 “기득권 정치를 한다”며 친문 계파주의를 비판했다. 친문 그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아무리 선명성을 보여도 과연 김 의원과 우리가 화학적으로 결합할지는 솔직히 모르겠다”며 “8년전 김 의원은 (친문 진영과)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나섰다가 ‘삐끗’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최근 중앙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대선은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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