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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총무성 "도쿄·뉴욕·서울 통신비 가장 비싸"…국내 통신사 "약정할인 뺀 잘못된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 철회 및 통신요금 인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 철회 및 통신요금 인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휴대전화 요금이 런던보다 2배, 파리보다 1.6배 비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통신업계는 "선택약정할인을 반영하지 않아 신뢰할 수 없는 결과"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일 총무성이 조사한 '세계 6개 도시의 휴대전화 월정요금 비교' 결과를 보도했다. 총무성은 일본 도쿄와 서울,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독일 뒤셀도르프 등의 휴대전화 요금을 조사했다. 도시별로 시장점유율 1위인 통신사업자가 올해 3월 내놓은 요금제 중 '데이터 제공량 20GB'를 기준으로 비싼 순위를 매겼다.

일 총무성 "도쿄-뉴욕-서울 순으로 통신비 비싸"

휴대전화 요금이 가장 비싼 곳은 일본의 도쿄로 매달 8175엔(9만1000원)이었다. 2위는 미국 뉴욕(7099엔·8만9000원), 서울은 6004엔(6만7000원)으로 3위에 올랐다. 독일의 뒤셀도르프 4179엔(4만6000원), 프랑스 파리 3768엔(4만2000원), 영국 런던 2700엔(3만원)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서는 런던보다 매월 2배 넘는 통신비를 납부한다는 의미다.

통신업계 "서울 요금엔 선택약정할인 반영 안 돼" 

국내 이동통신업계는 "조사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선택약정할인으로 요금의 25%를 낮춰주는데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사용자가 실제 납부하는 통신비와 다른 액수로 비교한 조사여서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하면 서울의 휴대전화 월정요금은 6004엔에서 4400엔(4만9000원)으로 낮아진다. 순위에는 변동이 없지만, 격차는 줄어든다.

"휴대전화 요금은 납부액·품질 종합평가해야" 

통신업계는 또 "통신 요금은 네트워크 품질이나 커버리지·투자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해야 한다"며 "일본 총무성의 경우 특정 도시 몇 곳을 선정해 납부액만 단순 비교하고 있어 적절한 분석이 아니다"라고도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통신사업자연협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하는 통신요금 정보 포털인 스마트초이스는 각국의 통신품질을 비교·분석한 자료를 매년 공개한다. 평가 항목은 통화 성공률·전송속도·지연·손실률·접속 성공률·전송 성공률 등 6가지이며, 한국은 모든 항목에서 최상위로 나타난다.

* 2019년 자료 기준 (대한민국 음성통화성공률은 VoLTE 자사구간 기준)품질평가 항목 해설 [스마트초이스]

* 2019년 자료 기준 (대한민국 음성통화성공률은 VoLTE 자사구간 기준)품질평가 항목 해설 [스마트초이스]

영국의 경우 국제요금을 비교할 때 항상 '가장 통신비가 저렴한 국가'로 꼽히지만 지난해 통신사의 매출 대비 투자 비중은 9.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5개국 중 가장 낮았다. 한국은 25.6%로 4위다. 또 영국의 LTE 통화품질(다운로드 속도 기준)은 56.1Mbps로, 한국의 158.53Mbps와 현격한 차이가 있다. 인구 대비 LTE 커버리지 역시 한국은 2012년 100%에 도달했지만 영국은 2016년에 99%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본 총무성은 자국의 휴대전화 사업자들에게 요금 인하를 압박할 목적으로 해당 조사를 매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근거가 모호하고 분석 방식이 자의적이라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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