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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돌 빼서 윗돌 괴나”…수퍼여당 '수퍼추경' 정조준하는 정의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졸속 심사를 넘어 무심사 통과나 다름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전광석화처럼 몰아붙이고 있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 정의당이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1일 정의당 예결위원인 이은주 의원과 박원석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3일만에 무려 35조 3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심사해 의결한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 뉴시스

이은주 정의당 의원. 뉴시스

민주당은 단독 원구성 하루만인 지난 30일 추경안에 대한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 정책질의를 마쳤다. 정의당은 전날 장혜영 의원이 기획재정위원회 예비심사과정에서 “심의가 아닌 통과가 목적인 상임위 진행”이라고 반발하며 퇴장하는 등 졸속 심사에 반발해 왔다.

이 의원은 추경안의 핵심인 ‘한국판 뉴딜’ 예산 5조1000억원에 대해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기존 추진 사업에 녹색이라는 명분만 붙여 ‘녹색’이라고 포장했던 이명박 정부 정책의 재판”이라며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비전도 없이 이름만 바꾼 채 ‘저탄소 녹색성장’ 식 사업을 추경에 편성한 것은 회색뉴딜의 부활”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 밖에도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 SOC 예산 삭감▶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감액 반대▶과도한 대기업 지원 예산 삭감▶대학생 등록금 반환 예산 추가 확보▶감염병 대응 위한 공공의료 확충▶긴급고용안정지원금 대상 및 기간 확대 등을 요구했다. 특히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한 지방교부세 등의 감액 계획에 대해 이 의원은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재원 마련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기재위 퇴장하는 장혜영 의원. 연합뉴스

기재위 퇴장하는 장혜영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의 추경 속도전에 대한 학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안정을 위해 빠른 심의가 필요한 상황이긴 하다”고 말했다. 반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개별 예산이 효과적으로 사용되는지 검토되지 않으면 연이어 추경을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예결위 소위원회에서 감액 심사를 진행한 뒤, 2일에는 증액 심사를 마칠 예정이다. 늦어도 3일에는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열어 3차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게 민주당의 계획이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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