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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닷새째 4만명 확진…파우치의 경고 “마스크 안 쓰면 하루 10만명 감염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금 상태라면 일일 확진자 수 10만 명까지 치솟을 것”

개인 방역 미준수·이른 봉쇄 해제가 원인 #마스크 착용·사회적 거리 두기 신신당부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닷새째 4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앞으로 그 수가 지금의 두 배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이 지켜지지 않으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경고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개인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일일 확진자 수가 10만 명이래도 놀랍지 않을 일”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사망자 수 추정치 관련 질의에 즉답은 피하면서도 “그 수치는 충격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큰 곤경에 빠지고, 많은 상처가 남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 미국의 일일 확진자 수는 닷새째 4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자체 통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일일 확진자 수는 4만8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기록된 지난달 26일 4만5300명을 넘어선 수치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통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CNN·NBC방송 인터뷰에서 “두 달 전보다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며 “바이러스를 통제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AFP=연합뉴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AFP=연합뉴스]

파우치 소장도 이날 청문회에서 “우리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코로나19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개인의 방역 수칙과 이른 봉쇄 해제를 바이러스 확산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신규 확진의 50%가 나온 플로리다,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4개 주의 상황을 우려했다. 지나치게 경제 재개를 서둘렀다는 것이다. 그는 “한 지역에서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면 잘하고 있는 다른 지역도 취약해진다”면서 “현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토로했다.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미국인의 상당수가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백신이 개발된다 해도 면역력의 지속성이 떨어져 집단면역 가능성이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단면역은 구성원의 일정 비율이 전염병에 대한 면역력이 생겨 전파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그는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예측을 하며 미국의 반과학·반권위·반백신 정서를 지적한 바 있다.

파우치 소장은 결국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개개인의 방역 지침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단 모임은 피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렵다면 항상 마스크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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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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