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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릴수록 오르는 윤석열 지지율···민주당은 함구령까지 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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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를 계속하면 결국 ‘윤석열 키워주기’ 인데요. 그러니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금 윤석열 대선 선대본부장 같지 않으세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오히려 윤 총장에 대한 거취를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요. 임기는 보장해야 한다고….”
▶하 의원=“함구령 해도 자꾸 이야기하던데요.”
▶강 의원=“야당에서 윤 총장을 키워야 하니까 자꾸 사퇴 이야기를 한 것만 부각하고 있어요.”

하태경 통합당 의원이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일일 진행자로 나와 강훈식 민주당 의원과 ‘윤석열 대선주자론’에 대해 나눈 대화 내용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

윤석열 검찰총장 [중앙포토]

전날(6월 30일)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이 10%대로 3위를 기록하자 정치권은 술렁이고 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주중(6월 22∼26일) 실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10.1%로 민주당 소속 이낙연 의원(30.8%) 이재명 경기지사(15.6%)의 뒤를 이었다. 야권에선 1위였다.

이만희 통합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나와 “살아 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대는 소신과 추미애 장관 등으로부터 온갖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자세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또 “때릴수록 윤 총장 지지율이 오르니까 민주당에서는 함구령까지 내렸다”며 “통합당의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치면 누구든지 우리 당의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이 통합당 대선주자로 나설 조건이 충분하다는 걸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야권의 차기 대선 주자에 대해 “당 밖에서도 꿈틀거리는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바깥에 그런 사람이 틀림없이 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여론조사에서 누가 앞서있다, 이런 건 지금 별로 의미가 없다”고 했다. 다만 윤 총장에 대해선 “검찰총장이 무슨 대통령 후보냐”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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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도 '윤석열 부상'에 주목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야권에는 도대체 대통령 후보가 없지 않으냐”며 “잠시 신기루처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을 겨냥해선 “자기 영역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전날 여권에선 윤 총장의 여론조사 급부상에 대해 “계속된 항명 때문”(김남국 민주당 의원), “참 기가 막히는 일”(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윤 총장이 대선에 나설지도 중요하지만, 당장 이게 통합당 대선 주자군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이벤트 효과가 된다”며 “반면 민주당에는 그만큼 반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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