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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국경 닫히자 '탈북 루트' 끊겼다…상반기 73% 급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북한과 중국의 국경이 막히면서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숫자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147명, 지난해 같은 기간 549명 #2003년 통일부 통계 작성 이후 최소 #"북중 국경 닫히고, 중국내 이동 어려워져"

1일 통일부에 따르면 1분기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숫자는 135명, 2분기에는 12명(잠정치)으로 올해 상반기 탈북자는 모두 14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일부가 분기별 국내 입국 탈북자 숫자를 집계한 2003년 이후 가장 적었다. 549명이 입국한 지난해 상반기의 26.8%에 불과한 수준이다. 2017년과 2018년 같은 기간에는 각각 596명, 487명이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국경을 넘어 탈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2017년 양강도 혜산 인근에 초소와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중앙포토]

북한 주민들이 북중 국경을 넘어 탈북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2017년 양강도 혜산 인근에 초소와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중앙포토]

특히 2분기 숫자는 지난해 2분기 320명에 비해 올해는 96%가량 감소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탈북자들을 단속하면서 국내에 입국하는 탈북자 숫자도 꾸준히 줄었다”며 “하지만 매년 1000명대를 유지해 왔는데 올해는 급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김 위원장이 집권한 첫해인 2012년 국내 입국한 탈북자는 1502명에서 점차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해엔 1047명이었다.

탈북자 숫자가 급감한 원인과 관련해선 코로나 19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탈북자들은 대부분 북ㆍ중 국경을 넘어 동남아시아 국가로 이동한 뒤 한국으로 온다”며 “그러나 코로나 19가 확산하면서 북한이 중국과 국경을 닫고, 중국 내에서도 이동 통제가 강화하면서 탈북 루트가 와해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 당국의 통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탈북자들과 북한 내 탈북 가족들의 통화와 송금도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원한 탈북자는 ”중국의 브로커를 통해 전화와 송금을 해 왔다“며 ”최근 통화가 어려워진 것은 물론이고, 중국 브로커의 북한 방문이 중단되는 바람에 달러를 보내기도 어려워 가족들의 생활이 어려워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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