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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보다 써큘레이터…지난해보다 판매 318%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이마트 트레이더스 송림점에서 모델들이 에어 서큘레이터를 소개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마트 트레이더스 송림점에서 모델들이 에어 서큘레이터를 소개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국이 장마 영향권에 들면서 후덥지근한 날씨 속에서도 바람은 선선해졌지만, 냉방 가전 시장은 달아오르고 있다. 1일 이마트에 따르면, 6월(1~29일) 냉방 가전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5% 늘었다. 소비자들이 올해 역대급 폭염이 전망되자 냉방 가전을 서둘러 구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관 편리하고 바람세기 26단까지  

올해는 특히 서큘레이터의 성장이 무섭다. 이마트의 6월 서큘레이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17.9%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선풍기를 앞섰다. 전체 선풍기 매출에서 서큘레이터가 차지한 비중은 2018년 5~6월엔 27.3%였지만, 올해 5~6월엔 57.8%로 절반을 넘어섰다.

서큘레이터는 가격이 일반 선풍기의 2~3배 수준으로 비싸지만, 편의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바람세기도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공간 편의성도 뛰어나다는 점이다.

일반 선풍기는 바람세기를 미풍ㆍ약풍ㆍ강풍 등 3~4단계로 조절하지만, 서큘레이터는 최대 26단까지 설정할 수 있다. 또 좌우 회전만 가능한 선풍기와는 달리 일부 서큘레이터는 상하좌우로 가동할 수 있는 ‘3D’ 기능이 탑재돼있다. 서큘레이터는 헤드 크기가 8~10인치로, 보통 14인치부터 시작하는 일반 선풍기에 비해 사용할 때나 창고에 보관할 때도 편리하다. 최근에는 공기청정 기능을 추가한 프리미엄 상품도 출시됐다.

에어컨은 이동식·창문형으로

창문형 에어컨. 사진 이마트

창문형 에어컨. 사진 이마트

이동식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도 올해 냉방 가전 시장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의 6월 이동식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 매출은 전달의 5배, 9배 수준으로 각각 늘었다. 이동식ㆍ창문형 에어컨은 별도 실외기가 필요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기존 에어컨과는 달리 별다른 공사나 시공 없이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고, 수십만원에 달하는 이전 비용도 들지 않아 타공이 어려운 전셋집이나 원룸 등에서 인기가 높다.

신흥 냉방 가전에 쫓기는 선풍기도 진화하고 있다. 보통 선풍기는 날개가 3~4개지만, 최근엔 날개가 5개나 7개인 ‘다엽’ 선풍기 보급이 늘고 있다. 날개 수가 많아지면 바람이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있지만 소음이 커지기 마련인데 BLDC(Brushless Direct Current motor) 모터로 이 단점을 보완했다.

BLDC 모터는 내부의 마모되기 쉬운 부분(brush)을 제거해 내구성을 높이고 고속 회전에 무리가 없도록 개량된 모터다. 소음을 대폭 줄였고 전기효율도 기존 모터보다 높다. 냉방 가전 시장 경쟁이 격화되자 선풍기 제조업체들도 2018년 전후로 BLDC 모터를 탑재한 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승관 이마트 가전 바이어는 “올해는 냉방 가전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주목되는 시점”이라며 “기존 선풍기와 에어컨이 어떤 생존 전략을 내놓을지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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