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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요란한(roaring) 2분기'는 역사, 이제는 '입증의 시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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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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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시가 '요란한(roaring) 2분기'를 마쳤다.

마켓 프로마저 낯선 가파른 반등...유동성과 미국판 '동학개미'가 원동력 #급반등한 주가 정당한지를 입증하는 시간, 2차대유행 리스크가 발등의 불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올 2분기의 마지막 날인 30일 0.85%(217.08포인트) 오른 2만5812.88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4%(47.05포인트) 상승한 3100.29로, 나스닥 지수는 1.87%(184.61포인트) 상승한 1만58.76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가 1만 선을 넘어서기는 이달 25일 이후 3거래일 만이다.

뉴욕 증시의 2분기는 말 그대로 요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패닉과 함께 2분기가 시작했다. 월가의 수많은 전문가가 이구동성으로 ‘올 2분기 경제 성장률과 기업 실적이 최악일 것’이란 예측을 하였다.

그런데 주가는 죽음의 골짜기를 아주 빠르게 탈출했다. 다우지수는 올해 2분기에 17.8% 정도 뛰었다. 1987년 1분기(21.6% 상승) 이후 33년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S&P500 지수도 2분기에 20% 올랐다. 나스닥 지수의 상승 폭은 30.6%나 됐다. 두 지수는 각각 1998년과 1999년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마켓 프로조차 어리둥절한 주가 급반등

올 2분기 주가 상승은 월가 프로들에게 낯선 현상이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분석가 등은 칼럼 등에서 “경제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주가 상승”이라고 지적했다.

올 2분기 S&P500 지수 흐름

올 2분기 S&P500 지수 흐름

실제 미 대기업의 올해 2분기 실적 예상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40% 안팎의 감소다. 실적이 급감하는 와중에 나타난 주가 급등이 전통적인 투자자에겐 낯설 수밖에 없다.

올 2분기 가파른 반등은 ‘유동성’과 ‘미국판 동학개미’ 탓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코로나 패닉이 미국에서 본격화한 3월 둘째 주 이후 연방준비제도(Fed)는 양적 완화(QE) 수준을 능가하는 ‘돈의 홍수’를 일으켰다.

QE4는 기본 메뉴였다. Fed는 각종 페이퍼 컴퍼니를 세워 기업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신용카드 채권 등 시장의 온갖 증서를 사들였다.

Fed는 글로벌 차원의 달러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적 고려 없이’ 주요 교역국가와 통화 스와프를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에게 현금 1200달러(성인 기준)를 쥐여줬다.

여기에다 무료 증권앱 ‘로빈후드’를 통한 개인 투자자의 공격적인 주식 매수가 더해졌다. 최근 한 세대 사이에 10년마다 위기를 통해 ‘시장 패닉은 종말이 아니다’는 점을 학습한 탓이었다.

“미 경제 W자 흐름 보일 듯”

이제 올해 2분기는 역사가 됐다. 증시의 시선은 늘 미래를 향한다. 증시는 무중력의 공간이 아니다. 기대와 전망만으로 상승을 이어가진 않는다. 어느 순간 상승이 정당한지를 확인하곤 한다. '입증의 시간'이 곧 시작될 수 있다는 얘기다.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실적 전망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실적 전망

가장 먼저 한국시간 2일 오후 9시30분 뉴욕 주가가 미 경제지표 가운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규 취업자수 등이 발표된다.
이런 단기 지표 외에 가장 큰 변수는 코로나 2차대유행 여부다. 요즘 미국 전역에서 새로운 확진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그 바람에 경제 전망이 속속 수정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인 IHS마킷은 최신 보고서에서 “미 경제가 V자 모양이나 U자 모양도 아닌 W자 모양의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2분기 같은 깊은 골짜기가 한 차례 더 올 수 있다는 얘기다. 급등한 주가를 뒷받침할 기업의 실적도 비슷한 흐름일 수 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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