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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골든 스테이트 연쇄살인마’, 범행 수십 건 시인...무기징역 조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정합니다(I admit)”

‘골든 스테이트 연쇄살인마’로 알려진 조셉 제임스 드앤젤로(74)가 법정에서 입을 열었다. AP통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드앤젤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카운티에서 열린 공판에서 13건의 살인과 수십 건의 강간 사건, 그리고 공소 시효가 지난 다른 수십 건의 범죄까지 자신이 받고 있는 모든 혐의를 시인했다.

'골든 스테이트 연쇄살인마' 조셉 제임스 드앤젤로(74). 로이터통신=연합뉴스

'골든 스테이트 연쇄살인마' 조셉 제임스 드앤젤로(74).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이날 재판은 새크라멘토에 있는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의 대강당에서 열렸다. 드앤젤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얼굴을 가리는 투명 스키 마스크를 쓰고 주황색 교도복을 입은 채로 법정에 나타났다. 검찰이 혐의 사실을 읊기 시작하자 방청석에 앉은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자 전직 경찰 출신의 드앤젤로는 ‘골든 스테이트’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수십 년간 절도ㆍ강도ㆍ폭행ㆍ강간ㆍ살인 등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그는 주택에 침입해 일가족을 습격하거나, 이들이 서로의 신체 일부를 자르게 하는 등 잔혹한 범행을 일삼았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다수 있었다.

드앤젤로는 단 한 번도 경찰의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았지만, 2016년 재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수집한 유전자 정보(DNA)와 DNA 검사 서비스 업체의 데이터베이스를 하나하나 대조하며 드앤젤로를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디앤젤로는 2018년 새크라멘토 교외 지역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됐다. 그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1986년부터 ‘제리’라는 이름의 인격이 자신에게 범죄를 저지르라고 종용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수사 당국은 그가 다중인격을 연기하고 있다고 봤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하려 했지만, 드앤젤로는 가석방이 없는 종신형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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