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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우협 대상자에 JC파트너스 선정…산은 '10년 숙원'에 한 발

중앙일보

입력

KDB생명 본사 건물. KDB생명 홈페이지 캡처

KDB생명 본사 건물. KDB생명 홈페이지 캡처

산업은행이 10년 숙원인 KDB생명 매각에 한 걸음 다가섰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C파트너스를 선정하면서다. 산업은행은 투자자모집,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남은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30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국내 중견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C파트너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출자한 KDB칸서스밸류는 이날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종입찰자의 적격성·매각성사 가능성 등을 평가한 결과 이런 결론을 냈다.

JC파트너스는 올해 2월 KDB생명 예비 입찰에 참여해 매수 실사 등을 단독으로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2일 마감한 최종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미 예비 입찰 단계에서부터 산업은행과 충분한 의사소통을 나누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전경. 뉴시스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전경. 뉴시스

JC파트너스는 KDB칸서스밸류 및 그 100% 자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KDB생명 보통주 약 8800만주(지분율 92.73%)를 매입하기 위해 약 2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는 투자자 모집 등 상황에 따라 앞으로 약 2500억~3500억원 수준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투자자로는 우리은행(1000억원)과 산업은행(700억~1000억원)을 비롯해 국내외 금융사들이 참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지난해말 기준 215%인 KDB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200%대 중반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중앙포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중앙포토

산업은행은 2010년 3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얼떨결에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떠안게 됐다. 그 뒤로 10년 동안 기업공개(IPO)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KDB생명을 시장에 되팔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지금까지 유상증자 등을 통해 KDB생명에 투입한 1조1500억원 수준의 '본전'을 맞출 길이 없어서다.

산업은행은 이동걸 회장 취임 이후 본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면서 KDB생명 매각 가능성을 높였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KDB생명 매각가격에 대한 질문에 "시장에선 2000억원에서 8000억원 정도 예상한다"며 "조금 더 받겠다고 안고 있는 것보다 원매수자가 나오면 빨리 매각하는 게 비용을 최소화하고 시장에도 좋다"고 답하며 매각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췄음을 시장에 알렸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 매수에 나선 것 역시 산업은행의 이런 결심 덕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막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산업은행의 다음 목표는 '속전속결'이다. 산업은행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해 투자자모집·SPA 협상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이 종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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