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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홍콩 특별지위 박탈···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땐 한국도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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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에서 출항하는 수출용 컨테이너선. 뉴스1

부산항에서 출항하는 수출용 컨테이너선. 뉴스1

미국이 29일(현지시간) 홍콩에 대한 특별무역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기업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한국은 홍콩을 중국 수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고 있어 당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할 경우 수출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수출 환경 악화가 우려된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의 홍콩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국 직수출을 위한 물류비용과 거래처 조정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대응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특히 중소·중견 기업의 물류비 증가와 함께 항공편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문 연구원은 "사태가 장기화하게 되면 홍콩은 금융·자본 시장에 이어 실물 경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기업이 홍콩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중국에 진출하는 등의 잇점이 사라지게 된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홍콩이 금융허브의 지위를 상실하고, 한국이 홍콩을 수출 경유국으로 활용하는 이점이 사라질 경우 대중국 수출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은 특별무역 지위 철회 후 중국에 적용 중인 보복관세를 홍콩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홍콩의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한국산 제품이 홍콩을 통해 미국으로 재수출되는 비중은 크지 않다.

홍콩은 중국·미국·베트남은 이은 한국의 네 번째 수출 시장으로 지난해 수출액은 319억 달러(약 38조원)다. 대부분 홍콩을 경유해 중국 등 제3국으로 향한다. 홍콩을 경유해 제3국으로 재수출하는 321억 달러(중개 수수료 포함) 중 중국이 280억 달러로 87.5%, 미국이 5억 달러로 1.7%를 차지한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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