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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태양의 꿈’에 한 발짝 더…한국 ITER 조립장비 조달 완료

중앙일보

입력

ITER 조립장비의 최종 조달품인 '섹터 인양 장비'와 'CS 자석 인양 프레임'이 제작과 검증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전날 프랑스로 출발했다고 국가핵융합연구소가 29일 밝혔다. 사진은 섹터 부조립 장비.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 조립장비의 최종 조달품인 '섹터 인양 장비'와 'CS 자석 인양 프레임'이 제작과 검증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전날 프랑스로 출발했다고 국가핵융합연구소가 29일 밝혔다. 사진은 섹터 부조립 장비.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국제협력 핵융합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에서 한국이 개발을 맡은 조립장비를 성공적으로 조달했다. 이를 통해 핵융합 프로젝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에 대한 조립이 시작될 예정이다. ‘인공 태양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핵융합연구소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조립하기 위한 장비인 ‘섹터 인양 장비’와 ‘CS 자석 인양 프레임’이 제작과 검증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전날 프랑스로 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ITER은 핵융합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2007년부터 한국과 미국ㆍ중국ㆍ일본ㆍ러시아ㆍEUㆍ인도 등 7개국이 힘을 합쳐 만들고 있는 일종의 실험로다. 2025년 완공이 목표다. 건설에 필요한 부품은 7개국이 나눠 개별 제작한 뒤 프랑스 카다라슈에서 최종 조립한다.

"보잉747 비행기 3대를 합쳐놓은 것보다 무거운 물건 1mm 이내 오차로 조립"

ITER 조립장비는 한국이 설계부터 제작ㆍ검증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져야 하는 품목이다. ITER에 들어가는 장치 중 가장 많은 인터페이스(조립 시 다른 부품에 간섭하는 부분)를 가지고 있어 세밀한 공정이 요구된다. 주요 장비로는 ‘섹터 부조립 장비’, ‘섹터 인양 장비’, ‘CS 자석 인양 프레임’, ‘직립화 장비’, ‘중앙 지지 구조물’ 등이 있다.

이번에 한국이 공급한 섹터 인양 장비는 ITER의 핵심 품목인 진공용기 등 1000t이 넘는 구조물을 들기 위한 장비다. 보잉747 비행기 3대를 합쳐놓은 것보다 무거운 물건을 1mm 이내 오차로 조립해야 하기 때문에 공정이 까다롭다. 핵융합연 ITER한국사업단은 프랑스 안전 규정에서 요구하는 기준(하중 대비 1.5배 이상)에 맞춰 2000t의 하중 시험에 통과했다. 남경오 ITER한국사업단 조립장비기술팀장은 “지난 11년간 진행해 온 조립 장비 개발은 국내 연구진들이 참여 기업과 한 팀이 되어 여러 기술적 난관을 극복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최종 출하한 조립 장비들은 지난 4월 완성한 ITER 진공용기(초고온 플라스마를 밀폐하는 도넛 형태의 초대형 구조물) 6번 섹터와 함께 카다라슈로 운송된다. 8월 쯤 현장에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ITER 주 장치 조립이 시작될 예정이다.

섹터 부조립 장비에서 조립되는 ITER 섹터 이미지.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섹터 부조립 장비에서 조립되는 ITER 섹터 이미지.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본격적인 조립 시작 의미"

핵융합발전은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융합돼 헬륨과 중성자를 내보내면서 나오는 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과 원리가 똑같아 ‘인공 태양’으로도 불린다. 이를 위해서는 1억 도 이상의 온도를 버틸만한 용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초고온 플라즈마를 초저온 자기장 용기에 가둔 ‘토카막’(자기 밀폐형 핵융합 장치)이라는 장비가 쓰인다. 한국은 ITER 토카막 장치 조립에 사용되는 9개 품목의 조달을 맡고 있다.

이번 장비 조달은, 본격적인 ITER 주 장치 조립이 시작된다는 의미가 있다. 조립장비를 전담하는 한국이 장비를 보내야 ITER 장치의 핵심품목인 ‘진공용기'에 대한 조립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정 ITER한국사업단장은 “진공용기 조립을 시작해야 엄밀한 의미에서 조립이 시작된다는 뜻”이라며 “여기서 매우 중요한 조립장비를 한국이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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