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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사태 때 대구ㆍ경북 확진자 1명당 3.5명 추가 감염

중앙일보

입력

신천지 사태 이후 대구ㆍ경북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3.5명을 새로 감염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계청 산하 통계개발원이 29일 발간한 ‘통계 플러스 여름호’에 실린 내용이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의 기모란 교수, 최선화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했다.

지난 3월 17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대구지방경찰청 및 시청 관계자들이 신천지 대구교회 내부 자료 등에 대한 재조사를 위해 교회 건물로 들어간 후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7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대구지방경찰청 및 시청 관계자들이 신천지 대구교회 내부 자료 등에 대한 재조사를 위해 교회 건물로 들어간 후 경찰이 경비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수학적 모델링 기법을 활용해 코로나19 확산 흐름을 분석했다. 올해 1월 한국에서 첫 확진자가 나오고 30일 동안 약 30명의 환자가 생겼다. 이 기간 감염재생산지수(R)는 0.5로 평가됐다. 확진자 1명이 0.5명을 추가로 감염시켰다는 의미다. 확진자와 접촉했을 때 감염될 확률, 접촉 수준, 감염 전파 기간을 따져 나온 수치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아래로 가면 환자 수는 점차 줄고 감염 관리도 쉬워진다.

이런 흐름을 바꿔놓은 건 올 2월 터진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 사태다. 2월 18일부터 3월 4일까지 대구ㆍ경북 지역의 감염재생산지수는 3.5로 치솟았다. 코로나19 환자 1명이 평균 3.5명을 새로 감염시켰다는 뜻이다. 중국 우한(4.3)보다는 낮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0.5)의 7배를 웃도는 수치다.

기모란 교수, 최선화 연구원은 보고서에 “이후 방역 당국의 적극적인 코로나19 검사, 국민의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효과로 인해 전파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3월 이후 감염재생산지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나온 국내 감염재생산지수는 실제 감염 확산 정도보다 낮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 모형 설계를 위해 여러 변수를 단순화하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진 설명에 따르면 ▶잠복기 감염과 무증상 감염을 고려하지 않았고 ▶환자가 격리되면 감염 전파가 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했고 ▶해외에서 감염자가 들어오는 상황은 반영하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분석 인포그래픽. [자료 통계개발원]

코로나19 감염 확산 분석 인포그래픽. [자료 통계개발원]

기모란 교수, 최선화 연구원은 “(코로나19) 유행의 규모를 줄이고 환자 발생을 가능한 빨리 최저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선 감염 기간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방역 당국의 노력과 함께 국민 참여 운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감염 취약 그룹이 모여 있는 집단 시설의 감염 관리를 철저히 해 국지적인 집단 유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해외 유입 감염을 막기 위한 입국자 대상 검역 관리에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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