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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햄버거병' 안산 유치원 CCTV 확보…간식 보존 안 된 이유 찾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집단 식중독 환자가 나온 경기도 안산시 A 유치원. 뉴스1

집단 식중독 환자가 나온 경기도 안산시 A 유치원. 뉴스1

경찰이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 A유치원으로부터 유치원 폐쇄회로TV(CCTV) 등을 제출받았다. 경찰은 이를 분석해 방과 후 간식이 보존되지 않은 이유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29일 경기도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20분부터 1시간40분 동안 A유치원에 수사관 5명을 보내 유치원 CCTV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한달치 CCTV 영상과 급식 관련 장부는 물론 유치원 운영 관련 장부 등 32건이 포함됐다.
경찰은 CCTV 영상과 자료 분석을 통해 식중독 사건 발생 전후인 지난 10일 수요일부터 15일 월요일까지 유치원 내에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추적할 계획이다.

이번 수사는 전날 이 유치원의 학부모 6명이 A유치원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데 따른 것이다.
A유치원은 급식으로 제공된 식품을 144시간 동안 보관해야 하는 법률에 따라 대부분의 보존식은 남겼으나, 간식 등으로 나간 일부 메뉴는 보관하지 않았다. 미보관된 메뉴는 궁중떡볶이(10일 간식), 우엉채 조림(11일 점심), 찐 감자와 수박(11일 간식), 프렌치토스트(12일 간식), 아욱 된장국(15일 점심), 군만두와 바나나(15일 간식) 등이다.

하지만 유치원의 조리 도구나 문고리, 놀이도구 등에선 대장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학부모들은 "A유치원이 보존식을 일부 보관하지 않은 것에 대해 증거를 인멸한 것은 아닌지 조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한 명은 전날 대표자 가격으로 고소인 조사를 받은 상태다.
A유치원 원장은 지난 27일 학부모들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 "급식은 보존식으로 보관을 했지만 간식은 보관하지 못했다"라며 "(간식 보존식을) 고의로 폐기한 것이 아니라 모르고 그랬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집단 식중독 환자가 나온 안산시 소재 A 유치원 전경.연합뉴스

집단 식중독 환자가 나온 안산시 소재 A 유치원 전경.연합뉴스

A유치원은 원아와 종사자 등 전체 202명 중 절반 이상인 114명(원아 111명, 원아 가족 3명)이 무더기로 식중독 증상을 보여 논란이 됐다. 이들 중 58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현재 21명(원아 19명, 가족 2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16명(원아14명, 가족 2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의 합병증이자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 요독증후군(HUS) 의심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중 4명은 투석 치료까지 받고 있다.

경찰은 전날 안산상록보건소를 통해 A유치원 원장으로부터 "CCTV 등을 경찰에 제출하겠다"는 동의를 얻었다. 현재 이 원장도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돼 자가격리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원장도 자가 격리 중인 상태라 보건 당국과 상의한 뒤 조사 일정을 정할 예정"이라며 "원장의 자가격리가 다음 달 2일로 끝난다고 한다. 재검사 등을 거친 뒤 이상이 없으면 4일 이후에나 조사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A유치원 측이 임의 제출한 자료를 먼저 분석한 뒤 부족한 자료가 있다면 추가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안산시는 A유치원의 일시적 폐쇄 명령 조치를 이달 30일에서 다음 달 8일까지로 연장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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