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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中 공격 무력화…日 내년 봄 '전자전 부대' 창설

중앙일보

입력

일본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전자전 부대를 내년 봄 창설한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내년 봄 육상자위대 내에 80명 규모의 전자전 부대를 출범시킨다.

전자파 이용해 통신기기·레이더 방해 #센카쿠열도 등 분쟁지역 투입 염두 #'일본판 해병대' 수륙기동단과 합동작전 #

전자전 부대는 전파ㆍ적외선 등 전자파를 이용해 상대의 통신기기ㆍ레이더를 무력화시키는 게 임무다. 일본은 부대 창설로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낙도 방어 능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중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에서 유사 사태 발생 시 즉각 투입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탤리즈먼 세이버 2019' 연합훈련에 참가한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정찰대가 헬기 착륙 지점을 확보하기 위해 가상 적진에 침투하고 있다. [사진 미 육군]

지난해 '탤리즈먼 세이버 2019' 연합훈련에 참가한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정찰대가 헬기 착륙 지점을 확보하기 위해 가상 적진에 침투하고 있다. [사진 미 육군]

이를 위해 규슈의 구마모토현 구마모토시 겐군 주둔지에 부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유사시 인근 나가사키현 사세보시 아이노우라 주둔지의 ‘일본판 해병대’ 수륙기동단(2개 연대 2100명 규모)과 연계해 작전을 펼치기 위해서다. 수륙기동단이 상륙해 섬 탈환을 시도하는 사이 전자전 부대는 적의 2차 공격을 방해한다는 개념이다.

일본은 냉전 시기 옛 소련의 공격에 대비해 홋카이도에 소규모 전자전 부대(제1전자대)를 둔 바 있다.

최근 일본의 방어력은 서남쪽에 집중되고 있다. 몇 년새 중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운용하는 등 해군력을 급속히 강화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월 6일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의 육상자위대 주둔지에서 미사일부대 발족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공격에 대비해 서남쪽 낙도 방어력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6일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의 육상자위대 주둔지에서 미사일부대 발족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일본은 중국의 공격에 대비해 서남쪽 낙도 방어력를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군·경의 월경에 자위대 항공기가 긴급발진한 횟수도 역대 최다 수준이다. 지난 22일엔 일본이 센카쿠의 주소 표기를 변경하면서 중국 측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앞서 2018년 12월 ‘방위계획 대강(大綱)’과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확정하면서 전자전 능력 강화를 내세웠다. 사이버전과 전자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쟁’에 대비한다는 명목이었다.

2014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령 크림반도를 침공할 때 하이브리드 작전으로 우크라이나군의 지휘통제를 완전히 무력화시켜 서방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일본은 중국도 비슷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부대 창설을 서둘러온 것으로 보인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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