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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주전 ‘이’ 빠진 LG, ‘잇몸’으로 버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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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LG 외야수 채은성이 21일 두산전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하던 중 발목을 다쳤다. 동료에게 업힌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LG 외야수 채은성이 21일 두산전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하던 중 발목을 다쳤다. 동료에게 업힌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이 대신 잇몸으로 버텨야 할 처지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부상자 속출로 고비를 맞았다. 순위표에서 선두가 있던 위를 바라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젠 아래를 내려다 본다.

김민성·채은성 등 부상 줄이어 #7연패 여파 2위서 수직 낙하 #김호은·장준원 등 새 얼굴 등장

LG는 18일까지 4연승을 달리며, 선두 NC 다이노스를 1.5경기 차로 추격했다. 하지만 이후 7연패로 수직 낙하했다. 키움 히어로즈(30승 18패)과 두산 베어스(28승 19패)에 추월을 허용하며 4위(27승 20패)로 밀려났다.

두산과 키움을 상대로 연거푸 3연전을 다 내준 게 뼈아팠다. 2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정찬헌의 9이닝 완봉투를 앞세워 연패에서 벗어났고, 다음 경기에서 임찬규의 호투로 2연승을 이어갔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추락의 원인은 주력 선수의 연이은 부상이다. LG 선수들 헬멧엔 숫자 ‘19’와 ‘36’이 새겨져 있다. 19는 마무리 고우석, 36은 1번 타자 이형종의 등 번호다. 고우석은 개막 2주 만에 왼쪽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았다. 이형종은 개막 전 연습경기에서 손등에 투구를 맞았다. LG는 그래도 시즌 초반 둘의 공백을 잘 메우며 순항했다.

최근 들어 부상자가 계속 발생했다. 주전 3루수 김민성은 14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뛰다가 허벅지를 붙잡았다. 왼쪽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2~3주 치료해야 한다. 팀 내 타점 3위(29개) 채은성은 21일 두산전에서 발목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팀 내 타율 3위(0.317) 박용택도 23일 전력 질주하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한 달 정도 뛸 수 없다. 필승조 투수 송은범도 25일 키움전에서 타구에 맞아 타박상을 입어 짧은 휴식이 필요하다.

4번 타자 라모스는 경기에 나오지만, 위압감이 떨어졌다. 그는 홈런 1위(13개)를 달리다가 허리 통증 때문에 12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18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복귀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했다. 같은 기간 타율도 0.235에 그쳤다. 준수했던 1루 수비 역시 불안한 모습이다.

장기레이스에서 부상은 피할 수 없다. 이때 잘 버티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다. 두산이 그렇다. 두산은 이용찬이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플렉센, 오재일, 허경민, 오재원이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김재호, 박건우도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지만, 가끔 결장했다. 하지만 이유찬, 국해성, 권민석, 박종기 등이 주전 공백을 잘 메웠다. 두산도 4연패(13~17일)로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6연승으로 위기를 넘겼다.

LG 역시 백업 멤버가 좀 더 해줘야 한다. 류중일 LG 감독은 “힘들지만, 지금을 넘겨야 한다. 새로 들어온 선수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자기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두드러지진 않지만 새 얼굴이 하나씩 나오고는 있다. 류 감독이 ‘전지훈련 MVP’로 꼽았던 김호은이 조금씩 적응을 해가고 있다. 3루수로 나선 장준원은 27일 경기에서 2루타 2개를 때렸다. 지난해에도 오지환, 김민성의 빈자리를 대신했던 구본혁은 올해도 여기저기 생긴 수비 구멍을 메우고 있다.

부상 선수도 곧 돌아온다. 고우석은 27일 2군에서 첫 불펜피칭을 했다. 20개를 던졌고, 최고 시속 144㎞를 기록했다. 류중일 감독은 “서두르진 않겠다. 완전하게 재활을 하고 1군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7월 중엔 합류할 듯하다. 채은성도 다음 주부터 타격은 가능할 전망이다. 이형종도 티배팅을 시작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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