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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혼선 있었다' 정부 인정, '생활' 쏙 빼고 1~3단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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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뉴스1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 뉴스1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를 바꿨다. 그동안 감염 상황과 방역조치 강도에 따라 적용했던 ‘생활 속’, ‘완화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사회적 거리두기 1~3단계로 구분하기로 했다. 이번 조정은 “혼선이 있다”는 여론과 전문가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국민참여 떨어진다”는 한계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8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거리 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 등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자인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별 기준과 내용, 명칭 등이 분명하지 않아 현재도 방역조치의 내용상 혼선이 있다”며 “예측 가능성과 국민 참여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4단계처럼 쓰여왔다. ▶사회적 거리두기(2월 29일~3월 21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3월 22일~4월 19일)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4월 20일~5월 5일) ▶생활 속 거리두기(5월6일~)다.

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생활방역 앞둔 방심이 집단감염으로

이런 방역체계는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준으로 강화 또는 완화 기준이 일반 국민에게 와 닿지 않는다” “생활방역은 거리두기를 안 하는 것이냐” 등 혼선을 불러왔다. 실제 생활 속 거리두기로의 전환을 앞둔 ‘4월말 5월초’ 황금연휴를 앞두고 나온 방심이 수도권 집단감염 사태로 이어지기도 했다.

박 1차장은 “각 단계가 모두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이나 (‘생활 속 거리두기’)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별도 단계 명이 있어 메시지 혼선이 초래됐다”고 말했다. 이에 모든 단계의 명칭을 사회적 거리두기로 통일하고 조치 강도에 따라 1~3단계로 구분했다는 게 중대본의 설명이다.

대전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김성태

대전발(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김성태

현재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현재와 같은 ‘생활 속 거리두기’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 해당한다. 방역 단계 전환의 판단에는 일일 확진 환자 수와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 관리 중인 집단 발생 현황,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의 지표가 활용된다. 또한 중환자실 여력 및 의료체계의 역량, 고위험시설ㆍ인구 분포 등 유행 지역의 특성, 사회적 비용, 국민ㆍ전문가의 의견도 참고 대상이다.

예를 들어 1단계는 일일 확진 환자 50명 미만, 감염경로 불명 사례(깜깜이 감염) 비율 5% 미만 등이다. 이런 조건이 깨지면 2단계로 강화된다. 2단계는 일일 확진 환자 50~100명 미만, 3단계는 하루 신규 확진자 100~200명 이상 등 식이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교 신도들이 주말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br〉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것과 관련해 종교시설도 '고위험시설'로 지정해 특별관리하는 방안의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불교 신도들이 주말 법회에 참석하고 있다.〈br〉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것과 관련해 종교시설도 '고위험시설'로 지정해 특별관리하는 방안의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당국, "스스로 방역주체로 생각해야" 

지난 2주간(6월 14~27일) ‘깜깜이 감염’은 10%를 기록했다. 14건의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방역 당국의 긴장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사회 1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28.9명으로 이전 2주(5월 31일~6월 13일)의 37.6명보다 줄어드는 등 현재 의료 체계 내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판단에 1단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대본 관계자는 “소규모 모임이라든지 또는 이웃 간의 모임 등은 (공권력이) 개입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며 “국민 개개인이 경각심을 가져달라. 스스로 방역 주체라는 확실한 의식을 갖고 방역수칙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욱 기자, 이태윤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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