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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못 가자 주말 10만명 몰린 제주…마스크가 사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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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지난 26일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지난 26일 오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 주말 휴일을 제주에서 보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하는 금요일인 만큼 수백명의 관광객들이 백사장에 몰렸다. 해수욕장 정식 개장은 오는 7월 1일이지만 이미 일부는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또 일부는 파도타기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26일 3만5000명, 금·토·일 10만8000명 몰려 #제주 해수욕장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실종 #제주관광공사, 비대면·소규모 야외관광 추천 #2030 여행객 관광지 음식값·카페 물가 불만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자를 찾기 힘들어 마스크를 착용한 이가 유별나게 보일 정도였다. 2m 거리를 제대로 유지하지도 않았다.

지난 26일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지난 26일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마스크를 착용한 임모(36·서울시)씨는 “아이들과 함께 비행기에서부터 마스크를 단 한 번도 벗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은 이들이 마스크 착용을 잊은 것 같다”며 “아이들이 휴가지에서 마스크를 쓰기 귀찮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가족건강과 제주도민들을 생각해서라도 꼭 쓰게 했다”고 말했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줄었던 제주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지만, 제주지역 방역 당국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제주에는 3만5098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지난 2~4월 하루 평균 1만5000여 명 정도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것과 비교해 갑절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런 추세는 최근 들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주말 기간인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지난 금요일인 19일에 3만6743명, 토·일요일(20일·21일)에도 각각 3만5670명, 3만5649명의 관광객이 제주도를 찾았다. 10만8062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은 것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13만3423명)와 비교할 때 81.0%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난 26일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지난 26일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내국인 관광객은 격차를 더 줄였다. 지난 주말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10만 7712명으로, 전년(11만6509명)의 92.4%에 달한다. 관광객이 늘자 업계도 반색하고 있다. 제주 주요 특급 호텔의 경우 6월 대비 7·8월의 예약률이 1.5배~2배까지 훌쩍 뛰어올랐다. 제주관광업계는 여름 휴가철이 본격화되는 오는 7월 중순부터 하루 평균 4만여 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으로 나가려던 내국인 관광객들이 코로나19로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제주도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관광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지만 방역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제주 방역 당국은 관광객들에게도 마스크 착용과 2m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사설 관광지와 맛집 등에 하루에 한 번 이상 소독과 환기, 거리 두기 등을 권고했다. 여행 중 발열·기침 등 의심 증상을 느껴 신고하면 검사·격리에 지원을 하겠지만 해열제를 과다 복용하는 등 증상을 숨겼다가 확진 판정받을 경우 소송 제기 등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6일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지난 26일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최충일 기자

 제주관광공사는 새로운 여행 트렌드인 '비대면'(언택트·Untact) 관광과 개별·소규모 여행을 추천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야외관광지 위주의 관광을 추천했다. 화산섬 제주의 매력을 간직한 제주의 해안도로를 따라 일주를 하거나 오름이나 곶자왈 등을 탐방하는 것 등이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바가지요금 논란도 일고 있다. 제주관광공사 연구조사센터는 최근 ‘2019년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를 통해 관광객들이 제주의 비싼 물가를 가장 불만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전국의 남녀 1182명을 대상으로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의 제주여행 행태와 소비실태, 제주여행에 대한 평가 등을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관광객 가운데 55%가 불만스럽다는 뜻을 나타냈는데, 이 가운데 39%가 물가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20·30세대 사이에 제주지역 음식점과 카페 물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져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광지의 밥값과 커피·디저트값이 얻는 이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의견이다.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도관광협회 소속 음식점 등 100여 개 음식점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착한가격' 캠페인을 벌이는 등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제값을 내고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는 공정관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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