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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러시아, 탈레반에 미군 살해 사주하고 포상금 줬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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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탈레반 조직원이 자신의 무기를 내주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잘랄라바드 재건에 동참을 선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 탈레반 조직원이 자신의 무기를 내주고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잘랄라바드 재건에 동참을 선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에 미군 살해를 사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보기관이 이같이 판단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미국과 러시아 간 외교분쟁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NYT는 이날 익명의 미 정보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군 정보기관 정찰총국(GRU) 산하 '29155'라는 조직이 지난해 미군 및 연합군을 살해하는 대가로 탈레반과 연관된 아프간 반군 세력에 포상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비밀리에 포상까지 제공했다고 한다. 미국이 이미 수개월 전 이같이 결론지었다는 게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실제로 러시아의 사주로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미군이 얼마나 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해 아프간에서 전투 중 사망한 미군은 20명 수준이다.

특히 미 정보당국의 이같은 결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까지 보고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3월 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측도 관련 부서와 이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은 러시아에 외교적 항의나 제재 부여 등 대응안을 마련했지만, 실제로는 현재까지 백악관은 어떤 조치도 허가하지 않았다.

NYT는 러시아의 '미군 사주설'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정보기관에 의한 서방 군 공격 계획의 최초 사례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과 탈레반 측 모두 의혹을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NYT에 "이와 관련해 인지한 것이 없다"며 "누군가 언급한다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냈고, 자비울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도 탈레반은 그 어떤 정보기관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29155는 2018년 3월 영국 솔즈베리에서 일어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시도의 배후 조직으로 지목된 바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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