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둘러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의 공방이 휴일인 27일에도 계속됐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의원을 향해 "연봉 3500만원 짜리 정규직이 나쁜 일자리라는 현실 인식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면서 "안 그래도 더운 여름에 청년들 분노 유발 정도껏 하라"고 적었다. 김 의원이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하 의원은 "요즘 대한민국은 김 의원님 젊을 때와 완전히 다르다"며 "연봉 2300만원 짜리 9급 공무원 자리가 경쟁률 200대 1이 넘는다. (그런데도) 그 자리에 들어가려고 몇 년씩 고생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특정 집단에 아무런 경쟁도 없이 (연봉) 3500만원 짜리 일자리를 독점 부여하는 건 공정이 아니라 특혜"라고 했다. "일자리 절대 부족 사회에선 로또와 다름없는 것이다. 그래서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이라는 게 하 의원의 주장이었다.
앞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2시쯤 페이스북을 통해 "‘로또 취업’이니 ‘불공정’이니 생트집이 계속되고 있다"며 야당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공사 1900명 정규직 전환은 공사 취준생 일자리와 아무 관련이 없다. 인건비를 새로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용역비로 집행되던 돈을 인건비로 집행하는 것뿐"이라며 "팩트부터 체크하고 오라"고 했다.
특히 하 의원을 향해서는 "하 의원이 그렇게 대단하다 생각하는 청년들의 바람이 연봉 3500만원 주는 보안검색인가"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이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은 토익 만점, 컴퓨터 활용 능력 1급을 받고, 고시 수준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공부해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자리"라며 "청년들의 바람은 비정규직의 전환도 공정한 경쟁을 통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었다.
김 의원은 하 의원의 이런 주장에 대해 "자기가 갈 자리도 아니면서 험한 일 하던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생계 걱정 없이 5년, 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들이나 들어갈 ‘신의 직장’에, ‘감히 어디서 비정규직들이 공짜로 들어오려 하느냐'는 잘못된 특권의 그림자가 느껴지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두 의원은 전날인 26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을과 을의 전쟁’을 반기는 세력이 있다"(김두관 의원), "문제는 '불공정한 정규직화'라는 데 있다"(하태경 의원) 등 주장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