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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만에 대기 159번…코로나 세일, 전문가는 코로나 감염 걱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오전 10시53분쯤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역점 앞에 재고 면세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있다. 박현주 기자

27일 오전 10시53분쯤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역점 앞에 재고 면세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있다. 박현주 기자

“줄 서신 분들, 지금 들어가면 핸드폰, 지갑, 선글라스 등 5개 제품 살 수 있어요.”  

27일 오전 10시 45분쯤 서울 영등포역사 광장 안.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관계자가 재고 면세품 구매를 위해 줄을 선 고객을 향해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검은색이나 흰색 마스크를 낀 50여명의 고객이 손에 든 대기표를 바라보며 귀를 기울였다. 5분 뒤 대기표는 159번까지 풀렸다.

이 백화점의 재고 면세품 판매는 '대한민국 동행세일'의 일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26일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첫 주말을 맞았다. 정부 주도로 내달 12일까지 진행되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백화점,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 대부분 유통 채널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시행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과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기획된 할인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 시작 전날인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과 경기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기획된 할인행사 '대한민국 동행세일' 시작 전날인 25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동행세일 첫날인 지난 26일부터 재고 면세품을 최대 60% 할인 판매 중인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대기 고객들의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바닥에 1m마다 빨간색 테이프를 붙여놨다. 행사장 안에는 20명만 들어갈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이런 백화점 측의 노력에도 불구, 매장 곳곳에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동행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고객들도 보였다.

“어제는 '사람 너무 많다' 항의도”

대기하는 줄엔 땀을 닦으며 부채를 부치거나 땅바닥에 주저앉은 이들도 있었다. 전날도 행사장을 찾았다는 전업주부는 “내가 대기번호 186번인데 140분 정도 기다려야 해서 그냥 나오려고 한다”며 “어제는 사람들이 광장 안에 가득 차서 서로 살 닿을까 봐 직원한테 항의했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현주 기자

27일 서울 영등포구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 박현주 기자

40대 남성 양모씨는 “아침 6시부터 여기 와서 기다렸는데 쇼핑 시간을 충분히 주지 않아 만족스럽지 않았다”며 “아까 직원한테 작은 가방 달라고 했는데 큰 가방을 줘서 난감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백화점의 패션상품 할인전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백화점 4층 여성 의류 매장에서 만난 임모(65)씨는 “어제부터 동행세일 기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오늘 백화점에 왔다”며 “오랜만에 옷 좀 사려고 외출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 “온라인 참여 장려”

5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5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전문가들은 동행세일 행사가 자칫 코로나19 감염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보고 걱정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국면이 오래가면서 거리두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쉽지 않겠지만 행사를 온라인 위주로 하고 오프라인으로 할 경우엔 인원 통제를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온라인 참여를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6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에서 “동행세일은 정부 주도로 상당히 많은 준비를 했고 온라인 행사를 장려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가급적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지 않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일 만에 다시 50명대를 넘어섰다. 정부는 코로나19 통제 기준 중 하나로 일일 신규 확진환자 50명을 꼽고 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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