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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불의 고리’ 활화산이 꼭꼭 숨겨둔 얼음장 폭포

중앙일보

입력

인도네시아 롬복 

퀴즈. 세계에서 가장 섬이 많은 나라는? 3348개 섬을 보유한 한국은 아쉽게 4위, 무려 1만7508개 섬을 거느린 인도네시아가 1위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섬의 나라인 동시에 화산의 나라입니다. 147개에 달하는 화산이 있고 이 중 76개가 활화산입니다.

tvN 예능 ‘윤식당’으로 유명해진 롬복 섬에도 활화산이 있습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린자니 산(3726m)’입니다. 2015년에는 작은 폭발이 일어나 인근 발리 공항까지 마비됐고, 2018년에는 강진 여파로 산사태가 발생해 등산객 500여명이 고립됐습니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산인데도 사람들은 린자니를 찾아가 꾸역꾸역 오릅니다. 백두산 천지 같은 칼데라 호를 감상하고, 열대우림과 사바나가 공존하는 자연을 즐깁니다.

정상 등반을 하지 않더라도 린자니는 매력이 넘칩니다. 산의 무릎 높이쯤 되는 해발 600m에 기막힌 폭포 ‘티우 켈렙(tiu kelep)’이 있습니다. 이끼와 양치식물 뒤덮인 45m 높이 절벽에서 물이 쏟아집니다. 거대한 초록 괴물이 입을 벌려 물을 토하는 것 같습니다. 계곡물에 몸을 담그면 두 번 놀라게 됩니다. 물이 너무 맑아서, 열대 활화산 속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차가워서. 너무 일찍 무더위가 시작돼서일까요? 얼음처럼 시원한 계곡물에 뛰어들고 싶습니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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