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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찍은 일본 이제는 내리막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92호 21면

피크 재팬

피크 재팬

피크 재팬
브래드 글로서먼 지음
김성훈 옮김
김영사

“올라갈 때 만나는 사람들을 잘 대하라. 내려올 때 그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극작가 윌슨 미즈너(1876~1933)가 한 이 말은 국가에도 해당할까.

『피크 재팬』은 미국 학계가 일본의 쇠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알려준다. 중견 국제전략 전문가인 저자는 정점에 오른 일본이 앞으로 내리막길이라고 주장한다. 하산길의 기울기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완만할지 급락할지 모른다.

일본이 1등을 넘보던 1980년대가 아니라 지금을 정점으로 보는 이유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의 국제 위상을 높였다고 저자가 평가하기 때문이다.

책의 뼈대는 일본이 겪은 네 번의 쇼크다. 2008년 금융위기, 2009년 여야간 정권교체, 2010 중일 해양영토분쟁, 2011년 동일본대지진이다. 초고령화와 경쟁력 하락 같은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린다. 일본은 근본적·구조적·체계적 변화가 필요하다.

저자가 포착한 일본 국민의 모습은 무기력·무감각하다. 야망이 없다. 집단주의, 화(和)를 중시하는 문화도 문제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태도가 가장 심각하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일본 젊은이들은 한국·중국 젊은이들과 달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헝그리 정신’이 없다.

한국어판 서문은 일본 독자 반응을 이렇게 전달한다. “가장 흔한 반응이 분노라는 점이 역설적이다. 어떻게 감히 외국인이 매우 잘 돌아가고 있고 자국민(과 방문객)에게 그토록 즐길 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국가에 대해 비판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한국 독자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일부 한국인은 일본의 어려움을 고소하게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인들은 『피크 재팬』을 경고의 메시지로 읽어야 한다.”

김환영 대기자/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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