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여기가 왜 이래…트럼프 '믿는 구석' 러스트벨트의 변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여론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도 격차지만, 그 속을 뜯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더 심각해 할 만한 구석이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분석했다.

최근 여론조사서 잇따라 바이든이 앞서 #4년 전 접전지 6곳에서 트럼프 뒤처져 #트럼프 "가짜 매체의 가짜 조사" 비판

가장 최근 나온 것은 미 경제 매체 CNBC의 여론조사다.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2일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3.5%포인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에 그쳤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보다 9%포인트 높은 47%를 얻었다. 두 후보 간의 격차는 지난 4월 조사 때보다 4%포인트 더 벌어졌다.

올 11월3일 미국 대선에서 맞서는 두 후보: 민주당 조 바이든(왼쪽)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올 11월3일 미국 대선에서 맞서는 두 후보: 민주당 조 바이든(왼쪽)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앞서 지난 17~22일 뉴욕타임스(NYT)는 시에나대와 공동으로 미 유권자 1337명을 대상으로 '오늘 대선이 열린다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이란 응답이 36%에 그친 반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란 답은 50%였다(표본오차 ±3.0%포인트).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가짜 뉴스와 가짜 여론조사가 이보다 더 나빴던 적은 없었다"며 "변변찮은 미디어(Lamestream Media)가 더 미쳐가고 있다"고 26일 분노의 트윗을 올렸다. '레임스트림 미디어'는 '메인스트림(Mainstream, 주류) 미디어', 즉 NYT 등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믿는 구석은 있다. 2016년 대선 당시에도 각 여론조사에서 줄곧 밀리다가 막판에 선거인단 수를 더 많이 확보해 당선됐던 '뒤집기의 기억'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는 분석이다.

먼저 NYT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시건· 위스콘신· 펜실베니아· 플로리다·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 주에서 모두 바이든에 뒤지고 있다. 모두 지난 대선 때 접전을 펼치다 막판에 트럼프가 승리해 선거인단을 가져간 주들이다.
NYT는 만약 바이든이 실제 대선에서 이 6개 주를 가져가고, 4년 전 클린턴이 이겼던 곳에서도 모두 이긴다면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270)를 훌쩍 넘는 333명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통적 지지층인 백인들의 표심이 흔들린다는 점도 트럼프에겐 불안 요소다. 백인 노동자층에선 트럼프의 인기가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이번 NYT 여론조사를 보면 백인 대졸자 사이에선 바이든 지지율이 트럼프를 21%p나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력 지지층인 백인들의 표심마저 최근 여론조사에선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신시내티에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의 모습.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주력 지지층인 백인들의 표심마저 최근 여론조사에선 흔들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신시내티에 모인 트럼프 지지자들의 모습. [EPA=연합뉴스]

또 지난 대선에서 승부를 갈랐던 것으로 평가되는 이른바 '러스트 벨트'의 3개 주, 미시건·위스콘신·펜실베니아의 백인 유권자 표심마저 예전과 달라졌다. 4년 전만 해도 이 지역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인 유권자가 상대 후보보다 10%포인트 더 많았지만, 지금은 바이든 쪽으로 기운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 선거는 4개월 이상 남았다. 트럼프 입장에선 주력 지지층인 백인들의 마음을 어떻게 돌릴지, 바이든 입장에선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지킬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김필규 기자 phil9@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