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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민] 당신은 머니 겜블러인가 가치 투자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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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출처: 셔터스톡]

[Economist Deconomy]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매니지먼트 회장은 가치투자의 대가이자 금융시장 분석가로 알려져 있다. 이 시대 최고의 투자자인 오마하의 현인인 워렌 버핏도 하워드 막스가 메모 형식으로 보내는 이메일을 빠짐없이 챙겨볼 정도라고 한다.

하워드 막스가 조언하는 성공하는 가치투자는 1)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2)기업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증권을 매수하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너무 비싸게 매입하고도 나쁜 투자는 아닐 만큼 좋은 자산은 없으며, 충분히 싸게 매입하고도 좋은 투자가 아닐 만큼 나쁜 자산은 없다는 것이 거듭 증명된 바 있다.[1] 즉, 성공적인 가치투자는 저평가된 자산을 낮은 가격에 사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는 너무나 쉬운 투자 조언 같지만, 가격(價格, price)와 가치(價値, value)에 대해 근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가격은 경제, 비즈니스 면에서 물건ㆍ용역ㆍ자산의 금전적 수적 가치를 따지는 것으로, 한 제품 및 서비스의 가격이란 소비자가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한 단위로 구매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화폐의 양을 말한다.[2] 가치는 일반적으로 좋은 것, 값어치ㆍ유용(有用)ㆍ값을 뜻하며, 인간의 욕구나 관심을 충족시키는 것, 충족시키는 성질, 충족시킨다고 생각되는 것이나 성질을 말한다.[3]

소비의 관점에서 가격과 가치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더 쉽다. 가격은 돈값, 가치는 만족이다. 경제적 소비, 즉 가치소비는 만족이 큰 제품을 보다 싸게 구매하는 행위다. 소비(消費, consumption)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즉 만족하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소모하는 일을 말한다.[4] 다시 말해, 만족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인데, 만족이 크고 비용이 적다면(즉 가치가 큰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매한다면) 성공적인 가치소비를 하는 것이다.

투자에 관점에서 가격과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은 주식의 현재가격(가격)과 애널리스트들이 산출한 목표주가(가치)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의 사업 및 재무성과, 미래의 방향성, 잠재력, 리스크 요인, 보유자산과 부채 등을 평가해 내재적인 기업가치를 산출하고, 그에 기반해 목표주가를 제시한다. 이에 반해 현재 주가는 주식시장에서 매도-매수자 간 합의에 따라 거래되는 가격이다. 이제 하워드 막스가 조언한 1)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2)기업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증권을 매수하는 가치투자를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의 내재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하워드 막스는 증권(또는 그 회사)를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자원, 경영진, 공장, 소매상, 특허, 인재, 브랜드 인지도, 성장 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 소득과 현금 유동성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5] 지금까지 지배적인 가치평가 이론에 따르면 기업의 내재가치는 이러한 능력으로 미래에 발생시킬 현금흐름의 합계로 정의된다. 가치는 영원 불변하지 않고 변하며, 높아지기도 하지만 낮아지기도 한다. 사실상 그렇기 때문에 증권투자 시장에 먹을 것이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가격을 가치로 혼동하는 데 있다. 우리가 가치라고 믿는 숫자 중에 대부분은 사실은 가치가 아니라 가격이다. 대표적으로 기업이나 자산가치가 저평가되었다고 말하면서 제시하는 주가수익비율(PER, Price Earnings Ratio),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to-Book Ratio), 배당수익률(DY, Dividend Yield)은 가치가 아닌 일시적 수익이나 누적, 혹은 차감되는 순자산과 가격과의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에 불과하다. 즉 일시적 수익과 배당률, 순자산의 변동은 그 기업의 궁극적이고 내재적 가치와는 거리가 멀다.

때문에 가치투자자로 스스로 오인하고 투자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경우, 실제는 가격의 변동에 성과가 좌우되는 단순한 시장참여자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가치투자가 아닌 머니 게임에 참여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며, 또 다른 머니 게임 참가자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워드 막스의 가치투자 조언 몇 가지를 소개한다.[6] 어떤 문장은 저항과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가치투자는 결코 쉽지 않으며, 어떠한 시장이든 차분하게 바라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가치 투자자에게 투자의 시작은 가격이어야 한다.”

“잘 사기만 하면 절반은 판 것이나 다름 없다.”

“단언하건대, 이 기간 동안 가격에 상관없이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사람으로부터 매수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스스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시장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

“성실한 가치투자의 정반대는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가 철저히 무시된 채 발생한 거품을 아무 생각 없이 좇는 것이다.”

“자산관련 종목, 집단, 시장의 ‘고점’은 시장참가를 거부했던 마지막 한 사람이 주식을 사게 되면서 찍게 된다. 그 시기는 대체로 주식의 내재가치 변화와 무관하다.”

(거품을 상황에서 사람들이 종종 하는 말들) “값이 싸지는 않지만 과잉 유동성이나, 다른 많은 이유들 때문에 가격은 계속 오를 거야.”

“요약해보면, 확실한 가치를 기반으로 한 투자전략이 가장 신뢰할 만하다. 반대로 가치를 무시한 채 이익만을 위해 다른 어떤 것(거품)에 의지하는 방법은 가장 신뢰할 수 없는 방법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1] 『투자에 대한 생각(The Most Important Thing)』 , '4장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라' (하워드 막스, Columbia Business School Publishing)

[2] 위키백과, 가격 https://ko.wikipedia.org/wiki/%EA%B0%80%EA%B2%A9

[3] 위키백과, 가치 https://ko.wikipedia.org/wiki/%EA%B0%80%EC%B9%98

[4] 위키백과, 소비 https://ko.wikipedia.org/wiki/%EC%86%8C%EB%B9%84

[5] 『투자에 대한 생각(The Most Important Thing)』, ‘3장 가치란 무엇인가?’ (하워드 막스, Columbia Business School Publishing)

[6] 『투자에 대한 생각(The Most Important Thing)』, ‘4장 가격과 가치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라’ (하워드 막스, Columbia Business School 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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