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최악 적자 손정의 “위워크 책임, 감봉 마땅” 퇴진론엔 “7~8년 거뜬”

중앙일보

입력 2020.06.2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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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손정의 소프트뱅크 설립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설립자

대규모 투자 손실로 한때 어려움에 부닥쳤던 손정의(63·사진)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사장이 ‘반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연봉 제로’를 선언하면서 앞으로 7~8년은 계속 경영권을 쥐고 그룹을 이끌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소프트뱅크 정기 주총서 답변
“연봉 제로라도 좋다, 이미 다 기부”
시총 석 달 새 40% 회복에 자신감
“알리바바 이사 사임, 주식은 보유”

지난 1~3월 1조4381억엔이란 사상 최악의 영업 적자를 기록한 소프트뱅크그룹은 25일 오전 도쿄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손 회장은 주주들과 질의응답에서 “(미국 위워크의 투자 손실은) 나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처음부터 회사 간부들이 반대했는데 내가 반대를 누르고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감봉을 당해야 한다. 인사 파트에 ‘연봉이 제로라도 좋다’고 전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미 연봉 전액을 기부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제로”라고 덧붙였다.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7~8년은 건강하게 계속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60대에 차기 경영진에게 배턴을 넘겨주겠다”는 과거 발언에 대해 손 회장은 “69세 정도가 되더라도 아직 60대라며 (경영을) 계속할지 모르겠다. 그 시점의 건강상태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주가는 지난 3월을 고비로 바닥을 치고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25일 도쿄 증시에서 소프트뱅크의 시가총액은 11조2800억엔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말(7조9200억엔)과 비교하면 40% 넘게 증가했다. 도쿄 증시의 시가총액 순위에선 도요타자동차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 관계인 NTT도코모(9조4300억엔)를 큰 폭으로 제쳤다. 손 회장이 일부에서 제기된 퇴임 요구를 일축하고 자신감을 내보인 근거다.

일본 소프트뱅크, 최악의 실적 발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일본 소프트뱅크, 최악의 실적 발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날 주총에서 손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보다 주주가치는 더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사장이 말하는 주주가치는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의 지분 가치에서 부채를 제외한 것이다. 이런 계산법으로 했을 때 소프트뱅크의 주주가치는 23조3000억엔(지난 24일)으로 지난해 말(23조엔)보다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손 회장이 중국 알리바바에 처음 투자한 지 20년 만에 알리바바 이사회에서 물러난다는 소식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손 회장은 이날 주총이 끝날 무렵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소프트뱅크 사외이사에서 물러난다. 여기에 맞춰 나도 알리바바 이사직을 퇴임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리바바 이사직 퇴임은) 장융 회장에 대한 신임의 표시”라며 “알리바바 주식은 가능한 한 길게 보유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2000년 마윈을 만난 뒤 당시로선 큰돈인 2000만 달러를 선뜻 투자했다. 이후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손 회장은 수천 배의 투자 수익을 올리고 있다.

손 회장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19세기에 콜레라가 유행했을 때는 깨끗한 물이 새로운 일상이 됐고 1929년 경제 대공황 때는 새로운 일상으로 전기와 자동차가 있는 사회가 됐다”며 “코로나19 이후는 새로운 일상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쇼핑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손 회장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새로운 일상이 생겨나는 것처럼 사람들이 물건을 구매하는 스타일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가 보유한 주식 중 최고는 알리바바”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자상거래의 편리함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정완 경제에디터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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