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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유치원 덮친 '햄버거병' 뭐길래···매년 200명 목숨 잃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흔히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 오리건 주 맥도날드에서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집단 감염됐기 때문에 햄버거병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제공 서울대병원]

흔히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 오리건 주 맥도날드에서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집단 감염됐기 때문에 햄버거병이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제공 서울대병원]

경기 안산시의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건과 관련해 일부 아동이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여름철 어린이 안전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산시 상록보건소는 25일 한 유치원에서 집단 식중독이 발생해 원아 99명(22일 기준)이 관련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 유치원에는 167명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다. 교직원과 조리 종사자는 28명이다.

안산시가 신속대응반을 꾸려 역학조사를 한 결과 원생 42명과 교사 1명에게서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 중 14명은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여 이들 중 5명은 신장투석 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유치원은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지난 16일 이 유치원에 다니는 원생 4명이 복통 증상을 보였고 하루 뒤 10명의 원생에게 복통과 설사 증세가 나타났다고 한다.

'햄버거병' 뭐길래? 

흔히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가운데 하나로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다.

미국 오리건 주 패스트푸드점에서 오염된 쇠고기 분쇄육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 명이 집단 감염됐기 때문에 햄버거병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후 지금까지도 매년 2만 명의 환자가 발생해 200명 이상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졌다.

O157균이 사람 몸에 들어오면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ㆍHUS)’에 걸릴 수 있으며, 급성 신부전증 등을 일으킨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O157균이 사람 몸에 들어오면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ㆍHUS)’에 걸릴 수 있으며, 급성 신부전증 등을 일으킨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주로 여름철 흔히 발생하는 장 출혈성 대장균에 의한 감염은 쇠고기 외에 우유와 오염된 퇴비로 기른 야채를 통해서도 전염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설사, 심한 경련성 복통, 혈변, 구토, 미열 등이다.

지난 2011년 독일에서는 장 출혈성 대장균에 오염된 호로파 싹 채소가 원인이 돼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3816명의 장염 환자 가운데 22%인 845명이 용혈성 요독증후군에 걸렸고 54명이 사망했다. 2012년 일본에서도 배추절임을 먹고 1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감염 막기 위해 음식 잘 익혀 먹어야

일반적인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은 1~2주 정도 지나면 후유증 없이 나아진다. 하지만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이 용혈성 요독증후군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를 필요로 한다.
특히 용혈설 요독증후군이 급성으로 진행될 경우 신장기능이 망가져 혈액 내에서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돼 발생하는 용혈 빈혈이나 혈소판 감염증, 급성 신부전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용혈설 요독증후군 환자의 절반가량은 투석치료와 수혈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안요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장 출혈성 대장균은 가열하면 사라지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는 음식은 제대로 익혀 먹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여름철 소아에서 용혈성 요독증후군이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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