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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피겨스’ 주인공, 미 우주산업에 영원히 남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메리 윈스턴 잭슨. 미 우주항공국(NASA)에서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NASA 제공]

메리 윈스턴 잭슨. 미 우주항공국(NASA)에서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NASA 제공]

미국 우주항공국(NASA)의 ‘숨은 영웅’이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메리 잭슨의 이름이 미국 우주산업에서 영원히 기억 남게 됐다. NASA가 본부 건물명을 그의 이름을 따서 바꿨기 때문이다. 잭슨의 일화는 영화 ‘히든 피겨스(2016년)’로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NASA, 메리 잭슨 기려 본부 이름 바꿔 #메리 잭슨은 최초 흑인 여성 엔지니어 #여성인권 위해 좌천 선택, 여성과학자 도와

짐 브리덴스타인 NASA 국장은 24일(현지시간) 미국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인 메리 잭슨의 이름을 따서 워싱턴 DC의 본부 건물을 개칭한다고 밝혔다.

브리덴스타인 국장은 “메리 잭슨은 NASA가 우주비행사를 우주로 보내는 데 크게 기여한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잭슨은 자신의 조건에 절대 안주하지 않았다. 공학과 기술 분야에서 종사하는 흑인과 여성이 장벽을 부수고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 우주항공국(NASA) 본부 건물. NASA는 24일(현지시간) 메리 잭슨의 이름을 따서 건물을 개칭한다고 밝혔다. [NASA 제공]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미 우주항공국(NASA) 본부 건물. NASA는 24일(현지시간) 메리 잭슨의 이름을 따서 건물을 개칭한다고 밝혔다. [NASA 제공]

NASA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였던 잭슨은 1951년부터 1985년까지 34년간 NASA에서 근무하며 미 우주산업의 발전을 이뤄냈다. 수학자로 일하던 잭슨은 그의 뛰어난 재능을 알아본 상사로부터 엔지니어로 승진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제안받는다.

이 과정에서 잭슨은 인종 분리 학교에서 백인들과 수업을 듣기 위해 특별 허가도 받으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1958년 흑인 여성 엔지니어로 승진했다. 그는 NASA에서 여성 연구자들에 대한 유리천장이 만연하다는 걸 깨닫고 1979년 엔지니어에서 물러나 더 낮은 직급인 NASA의 여성 훈련 프로젝트 관리자로 내려왔다. 잭슨은 여기서 NASA의 모든 여성 연구자들의 승진과 고용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1985년 NASA에서 은퇴해 2005년 2월에 타계했다.

이후 잭슨과 NASA에서 함께 일한 또 다른 흑인 여성 캐서린 존슨과 도로시 본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가 2016년 책과 영화로 나와 화제가 됐다. 2019년에는 워싱턴 DC의 NASA 본사 앞 거리가 책과 영화의 이름을 따 ‘히든 피겨스길(Hidden Figures Way)’로 바뀌기도 했다.

이번 NASA의 결정은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미국에서 소수 인종의 인권 증진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와중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브리덴스타인 국장은 “우리는 미국을 더 위대한 국가로 개척하는 데 기여한 사람들의 다양성을 기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NASA의 성공 뒤에는 유색 인종과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며 “NASA는 다양성을 발전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잭슨의 딸 캐롤린 루이스는 “NASA의 이번 결정이 영광스럽다”며 “메리 잭슨은 과학자와 인도주의자였으며 동시에 선구자였다. 그는 NASA뿐만 아니라 미 전역에서 수천 명의 다양한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닦았다”고 감격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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