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운현궁 현판, 국새 글씨도 그의 손끝에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권창륜

권창륜

운현궁 현판, 청와대 춘추문·인수문 현판 글씨의 공통점이 있다. 한국 서예의 대표 작가 중 초정(艸丁) 권창륜(77·사진)이 쓴 것이다. 2011년 제작된 제5대 국새에 새겨진 글씨도 그의 솜씨였다. 서예계에서 초정의 글씨는 붓의 기세가 거침없고 웅장하면서 생동하는 기운을 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초정 권창륜 일중서예상 초대전 #올해 대상은 임재우, 오늘 시상식

그의 60년 서업(書業)을 조망하는 전시가 서울 인사동백악미술관에서 25일 개막, 다음달 1일까지 열린다. 제6회 일중서예상 대상 수상자 초대전이다. 이 상은 일중(一中) 김충현(1921~2006)의 서예 정신을 기려 2008년 제정된 한국 서예계의 대표 상으로, 격년으로 시상한다. 초정은 2018년 수상자다.

권창륜의 ‘녹명(鹿鳴)’. [사진 초정서예연구원]

권창륜의 ‘녹명(鹿鳴)’. [사진 초정서예연구원]

초정은 일중 김충현과 여초(如初) 김응현(1927∼2007)을 사사했으며 1977년 국전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으면서 본격적인 서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2005년 옥관문화훈장과 대한민국예술상을 받고, 중국 베이징대 서법예술연구소 초청 교수를 역임했다. 70여 점의 작품을 엄선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명은 ‘逸筆(일필)’이다. ‘일필초초 불구형사(逸筆草草不求形似)’에서 따온 말로, 자유분방하면서 간단명료한 글씨 모양을 뜻한다. 형식이나 법도에 얽매이지 않고 글씨의 근본만을 담고자 하는 그의 작품세계를 함축적으로 나타낸다. 초정은 “작금의 서예가 형식과 규범에 매여 있으며 오로지 예쁘고 세련되게만 표현하려는 유미주의에 빠졌다”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서예가 자연의 기운과 원리, 이치를 담고 있다는 것을 상기하자는 뜻을 전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제7회 일중서예상 대상은 석헌(石軒) 임재우(73)가 수상한다. 시상식은 25일 오후 5시 백악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은주 기자의 다른 기사

이은주 기자 julee@joo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