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두리 할머니 딸 “윤미향, 조의금 장부조차 안 보여줬다”

중앙일보

입력 2020.06.25 00:02

업데이트 2020.06.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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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그동안은 윤미향이 엄마 장례 치른다고 돈 받아서 알아서 잘 썼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엄마 시신 팔아 장사한 거지 뭡니까.”

정대협 계좌로 모금 사실 못 들어
윤, 장지 의논 않고 마음대로 발표
적금 깬 내 돈 500만원도 받아가
정의연 “확인해 유족에게 알릴 것”

2006년 작고한 위안부 피해자 고(故) 박두리 할머니의 딸 A씨(60)는 22일 “윤미향은 조의금이나 후원금 장부조차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내 돈을 더 받아갔다”며 이처럼 분통을 터트렸다. 박 할머니 작고 당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정의기억연대의 전신) 사무총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례비를 모금해놓고 유족에게는 모금액, 지출 내역 등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다음은 A씨와의 일문일답.

2006년 작고한 위안부 피해자 고(故) 박두리 할머니의 영결식. 박 할머니는 영화 '허스토리'가 다뤘던 관부재판(시모노세키 재판)에 원고로 참여해 일부 승소한 주인공이었다. [중앙 포토]

2006년 작고한 위안부 피해자 고(故) 박두리 할머니의 영결식. 박 할머니는 영화 '허스토리'가 다뤘던 관부재판(시모노세키 재판)에 원고로 참여해 일부 승소한 주인공이었다. [중앙 포토]

장례 비용은 어떻게 된 건가.
“엄마 돌아가신 날 윤미향이 다른 정대협 직원 한 명과 같이 왔다. 내가 먼저 ‘비용이 얼마나 들겠느냐. 500만원 정도 들겠느냐’고 했다. 혹시 몰라 전재산이나 마찬가지였던 적금 500만원을 깨놨었다. 그러자 윤미향이 ‘그 정도면 될 것 같다. 남으면 돌려주겠다’고 해서 내 도장을 주고 정대협 직원에게 돈을 찾아오게 했다.”
당시 부고에는 정대협 명의 조흥은행 계좌로 후원금을 모았던데.
“500만원 받으면서 윤미향이 그런 이야기는 전혀 안 했다.”
정확히 얼마가 모였는지 몰랐나.
“사실 난 울고 탈진하기를 반복해서 후원금 모으는지 그런 것도 잘 몰랐다. 마지막 날 화장터에서 윤미향이 ‘박두리 할머니 마지막 돈’이라며 200만원을 준 게 전부다. 당시 상가에 국회의원도 조문 오고, 조화도 많이 왔다. 부의금도 꽤 모였을 텐데, 그 장부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2006년 위안부 피해자 고(故) 박두리 할머니의 영결식에 참여한 윤미향 당시 정대협 사무총장(맨 오른쪽.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 할머니의 딸은 윤 의원이 정대협 명의로 조의 후원금을 모았지만 장부조차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앙 포토]

2006년 위안부 피해자 고(故) 박두리 할머니의 영결식에 참여한 윤미향 당시 정대협 사무총장(맨 오른쪽. 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 할머니의 딸은 윤 의원이 정대협 명의로 조의 후원금을 모았지만 장부조차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앙 포토]

(※박 할머니는 영화 ‘허스토리’에서 다룬 1992년 관부재판(시모노세키 재판)에 원고로 참여한 주인공이다. 상급심에서 뒤집히긴 했지만 일본 법원이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유일한 재판이다. 박 할머니는 생전에 나눔의집에 거주하며 매주 수요집회에 참석했다. 박 할머니의 장례는 정대협이 주관해 시민사회장으로 치러졌고, 국회의원과 각 단체 관계자 등 장례위원만 100명 가까이 됐다.)

박 할머니 유골은 나눔의집으로 모셨는데, 부고 기사에는 장지가 망향의동산으로 돼 있더라.
“윤미향이 나에게 묻지도 않고 그렇게 낸 거다. (※정대협 관련 활동을 한 피해 할머니들이 통상 망향의동산에 안장됐다) 나한테는 화장터에서야 ‘망향의동산으로 가겠냐’고 하길래 ‘엄마가 평생 계셨던 나눔의집으로 가겠다’고 했더니 윤미향이 굉장히 불쾌해하면서 자리를 떴다. 나눔의집에 우리 엄마 유골함 안장하는 것까지 보지도 않았다. 엄마 시신까지 자기들 영향력 키우는 데 쓰려 하고, 엄마 장례 치른다고 후원금 모으고. 사실상 시신 팔아 장사한 것 아닌가. 윤미향이 이런 문제로 상가에서 나눔의집 사람과 다퉜다는 이야기도 나중에 전해 들었다.”
나눔의집에서 사셨는데 왜 정대협이 장례를 주관했나.
“돌아가시기 1주일 전쯤인가, 엄마가 의사소통도 잘 못하는 중에 ‘윤미향이를 찾으라’고 하셨다. 난 그게 윤미향에게 장례를 맡기란 뜻인 줄 알고 연락했다. 지금은 너무 후회된다.”
지금에서야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을 보고 윤미향이 할머니들 이용해 먹은 게 맞구나 싶어 손이 벌벌 떨렸다. 지금이라도 장례식 때 어떻게 된 것인지 장부라도 봐야겠다. 엄마가 혼이 있다면 다 보고 계시면 좋겠다. 엄마 살아 계셨으면 윤미향은 머리가 다 뜯겼을 거다.”

정의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확인해서 유족에게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실 측은 수차례 시도에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유지혜 국제외교안보에디터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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