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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남편보다 돈? 남자는 배신감에 웁니다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강인춘의 80돌 아이(35)

[일러스트 강인춘]

[일러스트 강인춘]

작가노트

변화하는 노후의 부부.
우리 사회에도 이제 서서히 ‘실속 차리기’ 수순으로 들어가는 것인가요?
남자는 ‘아내’의 따뜻한 사랑이 필요했고
여자는 남편보다는 ‘돈’이 필요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정상적인 부부 사이에서는 볼 수 없는
현대사회의 서글픈 한 단면을 보게 됩니다.

물론 우스갯소리로 치부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게 쉽게 몰아붙이기엔 무언가 꺼림직한 군더더기가
뒷덜미를 잡아끄는 모양새입니다.

평생을 남편과 자식들의 뒤치다꺼리에
온몸의 삭신이 부서져 버린 여자에겐 남편의 따뜻한 말보다는
현실적으로 안전한 보상이 필요했던 것이고
평생을 부모와 아내와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눈코 뜰 사이 없이 바빴던 남자는
이제 은퇴해서 아내의 따스한 품속을 원했던 것입니다.

필자는 이 자리에서
어느 쪽이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없음에 서글퍼집니다.
다만 부부의 정(情)으로 노후를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메말라 간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마침 저의 아내가 가까이 왔습니다.
당신도 노후에 ‘돈’이냐고 물어봤습니다.
제 말이 떨어지기가 바쁘게 아내가 대답합니다.
“그걸 말이라고 물어봐?”

일러스트레이터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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