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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역대 최고지만…취업한 1인 가구 비중은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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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지난해 1인 가구의 수와 비중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취업한 1인 가구의 비중은 오히려 줄었다. 전반적인 고용 부진이 1인 가구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맞벌이 가구는 2018년에 비해 수와 비중에서 모두 줄어들었다.

1인가구 역대 최고…고령층 많이 늘어

1인 가구 및 취업가구 비중.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1인 가구 및 취업가구 비중.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고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 1인 가구는 603만9000가구로 2018년 비교해 25만1000가구 늘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도 29.9%로, 2018년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했다. 1인 가구 수와 비중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 역대 최고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 속도보다 취업한 1인 가구는 적었다. 취업 1인 가구는 367만1000가구로 전년 대비 13만4000가구(3.8%)만 증가했다. 전체 비중도 0.3%포인트 감소한 60.8%였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40대 고용률 감소 등 전체 고용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취업한 1인 가구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는 특히 장년층과 고령층에서 비중이 늘었다. 2018년과 비교해 50~64세(101만2000가구)와 65세 이상(42만7000가구)에서 각각 1.0%포인트 0.8%포인트 증가했다. 두 연령층의 1인 가구 수와 비중은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계속 증가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49세 이하 젊은 층에서는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주 취업 층인 젊은 세대의 비중이 줄고 은퇴세대인 고령층의 1인 가구 비중이 늘어난 것도 1인 가구 취업 비중을 줄였을 가능성이 크다.

임금 수준별 1인 가구 비중. 통계청

임금 수준별 1인 가구 비중. 통계청

임금 수준별로 보면 200만~300만원 미만(36.0%)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100만~200만원 미만(21.3%), 300만~400만원 미만(18.8%) 400만원 이상(12.2%), 100만원 미만(11.7%) 순이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은 100만~200만원 미만 비중은 전년 대비 3.3%포인트 하락했지만, 임금수준이 높은 300만~400만원 미만, 400만원 이상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1.7%포인트 0.9%포인트 늘었다.

성별로 보면 남자가 208만1000가구(56.7%), 여자가 158만9000가구(43.3%)로 남자 1인 가구가 많았다. 하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남자는 4만 가구(2.0%), 여자는 9만3000가구(6.2%) 증가해 여자 1인 가구가 급증했다. 또 대졸 이상 1인가구는 166만2000가구(45.6%), 고졸은 133만4000가구(36.4%), 중졸 이하 67만5000가구(18.4%)로 나타났다. 특히 대졸 이상에서 9만8000가구(6.2%) 증가하는 등 전 계층에서 1인 가구가 증가했다. 1인 가구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0.3시간이며, 성별로 보면 남자(42.7시간)가 여자(37.2시간)보다 5.5시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비교하면 평균 취업시간은 0.8시간 감소했는데 남녀 모두 감소했다.

전체 맞벌이 비중↓…자녀 있으면↑ 

연도별 맞벌이 가구 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연도별 맞벌이 가구 수. 그래픽=신재민 기자

반면 맞벌이 가구는 비중이 소폭 줄었다. 2019년 맞벌이 가구는 566만2000가구로 2018년에 비해 1만3000가구(-0.2%)가 감소했다. 전체 결혼한 가구 중 맞벌이 가구의 비중도 2018년 비해 0.3%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자녀가 있는지에 따라 맞벌이 비중은 다르게 나타났다. 지난해 배우자와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구 중 맞벌이 가구의 비중은 51.4%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늘었다. 특히 자녀의 연령이 6세 이하, 7~12세인 맞벌이 가구 비중은 각각 0.4%포인트, 0.6%포인트 늘었다. 반면 자녀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사이인 13~17세 맞벌이 가구 비중은 0.1%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배우자가 있고 나이가 25세~49세인 여성 가구는 자녀가 있을 경우 맞벌이 비중이 52.1%로 절반을 넘었다. 이중 자녀가 미취학 아동일 경우 맞벌이 비중은 44.7%에 불과했지만, 초등학교(54.7%), 중학교(60.3%), 고등학교 이상(60.8%) 순으로 맞벌이 비중이 증가했다. 자녀의 학령이 높아질수록 맞벌이 비중이 커진 것이다.

자녀의 수는 적을수록 맞벌이를 많이 했다. 배우자가 있는 가구의 자녀 수별 맞벌이 비중을 보면 1명(52%), 2명(51.7%), 3명 이상(46.9%) 순이었다. 또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맞벌이 가구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0.6시간으로 비 맞벌이 가구 44.2시간보다 3.6시간 적게 나타났다. 특히, 자녀 연령이 어릴수록 맞벌이 가구의 취업시간이 적게 나타났다. 가구주의 연령계층별 맞벌이 가구 비중을 보면, 40~49세 54.2%, 30~39세 50.2%, 50~64세 50.1%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산업별 맞벌이 가구 비중은 농림어업(83.2%)과 도소매·숙박음식점업(62.6%),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등(56.2%)에서 높게 나타났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맞벌이 가구 비중도 높게 나타난 셈이다.

맞벌이 부부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남자 44.0시간, 여자 38.1시간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5.9시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과 비교하면, 맞벌이 부부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남자 0.8시간, 여자 0.9시간 각각 감소했다. 시·도별 맞벌이 가구 비중은 제주특별자치도가 60.8%로 가장 높았고, 전라남도 57.5%, 충청남도 55.7% 순이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맞벌이 가구 수와 비중이 2018년 역대 최고였고 지난해는 2018년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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